
중구는 장기간 이어진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조합 측의 사업비 예치를 조건으로 ‘선행(준공 전) 이전고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번영로 센트리지 아파트는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시행한 재개발 사업을 통해 조성된 5개 단지, 총 2625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기반시설 공사가 일부 미비한 상황에서 중구는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3년 9월 준공 전 ‘사전 입주’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반시설 공사가 완료되지 않으면서 준공이 지연됐고, 입주자들은 소유권 등기 이전이 불가능해 전입신고, 대출, 보증 가입 등에 불편을 겪어왔다.
특히 일부 가구는 기존 거주지 매각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거나 금융기관 대출에 차질이 생겨 불편을 호소해왔다.
중구는 △서덕출공원 서측 옹벽의 도로 침범 및 공원 미조성 △북측 완충녹지 조성 미이행 △동측 도로 편입 건물 미보상 등의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기반시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중구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8월18일자로 일부 완료된 기반시설에 대한 부분준공 인가를 고시했다.
주민들의 재산권 회복을 위한 적극행정 차원에서 조합이 일정 금액의 사업비를 예치할 경우 전체 준공 이전이라도 ‘이전고시’를 선행 시행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기반시설 공사 완료 후 전체 준공이 이뤄진 뒤 이전고시 및 개별등기를 진행하는 통상 절차에서 예외적으로 순서를 앞당기는 조치다.
이전고시가 선행되면 주민들은 각 가구별로 소유권을 이전받아 개별 등기를 진행할 수 있으며, 전입신고는 물론 대출, 보증상품 가입 등 실질적인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특히 분양권 상태에 묶여 있던 가구들이 ‘내 집 마련’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김영길 중구청장은 관계 공무원, 조합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해법을 논의했다.
중구 관계자는 “이전고시 절차는 조합이 사업비를 실제로 예치해야만 가능하다”며 “예치가 이행되면 행정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지만, 그렇지 않거나 계획에 변동이 생길 경우 절차는 다시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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