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규모 독립출판 스튜디오 FYIP이 김민식 작가의 첫 에세이 ‘그냥, 경주가 좋아서’를 출간했다.
관광 정보나 여행 가이드를 전하는 책이 아닌, 오직 ‘감정과 사람’에 주목한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위로를 건넨다.
이 책은 저자가 4개월 동안 세 차례, 총 13일간 경주를 여행하며 겪은 순간들을 기록한 산문집이다.
하루하루가 고단했던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본 경주에서 저자는 “말없는 위로”를 받았다. 고분 사이를 걷다 스스로와 조용히 마주했고, 카페 주인이나 택시 기사, 동네 마트 아주머니와 나눈 짧은 대화 속에서 일상의 다정함을 다시 배웠다.
저자는 “이 책은 여행 꿀팁이 아닌 ‘감정의 지도’”라고 소개한다. 이름난 관광지를 나열하는 대신, 경주라는 공간 안에서 자신이 겪고 성장한 감정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꾹꾹 눌러 담았다. 이 덕분에 책은 에세이이면서도, 어느 한 편의 성장소설처럼 읽힌다.
구성 또한 독특하다. 책은 1부 ‘경주’, 2부 ‘다시 경주’, 3부 ‘혼자 경주’로 이어진다.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았지만 마음은 조금씩 달라졌고, 처음에는 낯설었던 감정이 어느새 친숙한 위로가 됐다.
“경주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나는 조금 나아졌습니다.” 저자의 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이기도 하다.
책의 표지를 장식한 고분 일러스트는 경주에서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 황성희 작가의 작품이다. 초록빛 고분 능선이 담긴 표지는 책의 정서와 잘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시각적 몰입감을 더한다.
이번 출간은 독립출판 스튜디오 FYIP의 첫 번째 기획 시리즈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FYIP의 김혜원 대표는 “대형 출판사가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감성적이고 일상에 밀착된 콘텐츠를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그냥, 경주가 좋아서’는 그 시작을 알리는 책이다.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영감을 주는 책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