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3대 석화단지중 울산만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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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3대 석화단지중 울산만 미포함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8.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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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가운데 울산만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지역내 핵심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가운데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을 차례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철강 중심지인 포항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중동발 과잉 생산과 고환율 등 대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단지를 보유한 울산은 선제대응지역에 들지 못하고 있어, 지정 필요성이 지역 경제계 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등과 전담 협의체를 가동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한 신청서를 준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컨설팅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정량적 지표로는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같은 정성적 지표를 앞세워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울산의 석화업계는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설비투자가 중단되는 등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일자리 감소는 물론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까지 흔들리면서 지역 경제 전반으로 파급 효과가 번지고 있다. 정부가 생산 능력 최대 25% 감축을 주문한 10개 나프타분해센터(NCC) 회사 가운데 울산에만 3곳이 포함된 것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위기대응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기업들은 국세·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업종 전환 투자보조금과 사업재편 지원금 등도 제공돼 산업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산업부는 울산의 경우 석유화학 외에도 자동차·조선 등 다른 주력산업이 건재해 여수·서산 등 타지역만큼 사정이 심각하지 않다며 지정 시점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울산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울산 석화산업은 지역내총생산(GRDP)의 45%를 차지하며, 국내 석유화학 생산량의 23.8%, 국가산단 내 석화 생산의 47%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범용제품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기업 경영은 악화일로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을 밑돌면서 영업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실제 올해 1분기에만 4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이달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계열사 임원들은 연봉을 최대 30% 반납하고 관리비용을 대폭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4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정년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저가 공세와 중동산 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지역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버티기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 위기가 주요 기업 경영 악화로 직결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 하반기 정부에 산업위기대응지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비 가동률 저하와 신규 투자 중단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만큼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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