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태풍 차바 이후 비만 오면 침수될까 불안했는데 늦게라도 대책이 마련돼 걱정을 한시름 놓았습니다. 나머지 사업들도 빠른 시일 내 완료돼 더 이상 침수 악몽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 이후 비가 올 때마다 침수 악몽을 겪었던 태화시장에 9년 만에 침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울산 중구는 지난달 29일 태화시장 일원에서 ‘태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태화배수장 펌프 가동식을 진행했다.
국비 299억원, 지방비 309억원 등 총 608억원이 투입된 태화배수장은 8500㎥ 규모의 저류조와 분당 1700t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펌프 4대를 갖췄다. 태화강 수위가 저지대보다 높아지더라도 강제 배수가 가능하다.
중구는 지난해 12월 지하 유수지 담수 기능을 확보하고 이달 펌프 가동을 위한 기계 설비와 주요 구조물 공사를 마무리해 가을 태풍이 오기 전 펌프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2016년 태풍 차바 이후 태화시장 상인들은 비가 올 때마다 침수 악몽을 겪어왔다. 5년 뒤인 2021년 태풍 오마이스 당시 태화시장이 또 다시 침수되자 상인들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태화시장 상인들은 이번 태화배수장 펌프 가동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가동까지 너무 늦었다며 나머지 사업들도 차질 없이 진행돼 침수 악몽을 겪지 않게 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권영오 태화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지역 최고의 걱정거리이자 고심거리인 숙원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이뤄져 다행”이라며 “그러나 남은 과제도 많다. 나머지 사업들도 차질 없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구는 이날 우수유출저감시설(무주골·유곡천) 설치사업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혁신도시가 들어서며 투수층이 줄어든 함월산 계곡 상류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해 태화시장으로 유입되는 빗물 양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중구에 따르면 집중호우 시 함월산 계곡 상류인 무주골 빗물과 유곡천 빗물이 합쳐져 태화시장 일원 저지대로 흘러들어와 침수 피해를 일으킨다. 무주골과 유곡천 두 곳에 수문을 설치하면 유출량 조절이 가능해 태화동·유곡동 일대 침수 피해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구는 이러한 계획을 바탕으로 2026년 상반기 행정안전부 우수유출저감시설 공모사업에 신청할 예정이다. 추정사업비는 80억원이며 이 중 50%는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태풍과 집중호우 시 30분만 버티면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번 태화배수장 펌프 가동식은 태화시장 일대가 비 피해로부터 안전해지는 첫걸음”이라며 “그동안 비만 오면 잠 못 이루던 상인들에게 위로와 안도감을 줬으면 한다. 남은 사업들도 조속히 추진해 더 이상 침수 피해를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