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등등곡’이 오는 27일 오후 2·6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2025년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울산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당시 한양에서 유행했던 탈춤과 놀이 ‘등등곡’을 소재로 다섯 선비들이 욕망과 갈등 속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 사극 뮤지컬이다.
연려실기술 권 15 중에는 ‘서울 선비 집안의 자제들이 떼를 지어 놀며 짐짓 미친 척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울고 별의 별짓을 다하면서 귀신이나 도깨비 같은 모습을 해 해괴하기가 말할 수 없는데 그것을 일러 등등곡 했었다’라고 적혀 있다.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한양도성 인근. 젊은 선비들이 탈을 뒤집어쓰고 ‘사람이 사람이 아니로세. 죽어서는 의미가 없으니 살아서 노세’ 따위의 말을 하며 미친 듯이 춤을 추며 놀았는데, 이 놀이를 ‘등등곡’이라 불렀다. 이 놀이를 하는 선비들은 스스로를 ‘등등회’라 칭했는데, 등등회는 유수의 양반이자 서인의 자제들로 이뤄져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동인 선비 천여명이 죽었던 기축사화의 주역 ‘길삼봉’이 살아 돌아왔다는 소문이 퍼지고, 등등회의 선비들은 각자가 꿈꾸는 세상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한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저 노는 것이 좋은 등등회의 수장 ‘김영운’, 조선 건국 이래 최고의 천재 ‘최윤’, 글재주가 뛰어난 영운의 영특한 종 ‘초’, 기축사화의 중심에 서있던 정철의 아들로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등등회의 막내 ‘정진명’, 영의정의 아들로 입신양명을 꿈꾸나 항상 최윤에게 밀리는 이인자 ‘이경신’ 등 다섯 선비가 공연의 흐름을 이끈다.
역사적 배경에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은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고상호, 안재영 등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진이 대거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해금, 탈, 부채 등 전통 요소를 이용한 무대연출과 배우들의 화려한 안무는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러닝타임은 휴식 없이 100분이다.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5만원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뮤지컬 ‘등등곡’은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울산 시민들이 국내 창작 공연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연에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275·9623.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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