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자다깨다 뒤척이는 밤, 방치하면 ‘병’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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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자다깨다 뒤척이는 밤, 방치하면 ‘병’ 된다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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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영롱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숙면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4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다. 퇴근 후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다 잠들기 일쑤였고, 주말에는 늦잠으로 피로를 보충했다. 출근 후 졸음은 카페인이 든 음료로 달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자다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게다가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까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단순한 불면이 아닌 ‘수면장애’였다. 방영롱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수면장애의 증상과 숙면을 위한 올바른 습관 등에 대해 알아본다.

◇불면증 등 수면장애 환자 매년 증가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0만9200여 명으로 5년 전인 2016년(49만4900여 명) 보다 43.3%나 크게 늘었다. 여기에 증가세는 더 가팔라져 2년에 1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수면장애는 정상적인 잠 패턴을 방해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며, 치료 없이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당뇨병, 우울증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방영롱 울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지면 신체와 정신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고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며 “그리고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정신건강 질환은 물론 신체 면역 기능과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이다. 충분히 잘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는데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경우다.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새벽에 일찍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도 불면증에 해당한다.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감이며, 카페인 과다 섭취나 불규칙한 수면 일정, 소음·빛 등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준다.

불면증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33%가 불면증을 경험하고 10명 중 1명이 만성불면증에 시달리며 수면제에 의존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방영롱 교수는 “불면증은 여러가지 신체적 질환이나 통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 질환에서 보이는 일부 증상일 수도 있다”며 “대개는 처음 발생할 때는 일시적 충격이나 정신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 역시 주의해야 한다.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으로, 심한 코골이와 함께 나타난다. 수면 중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거나 낮 동안 과도한 졸음, 아침 두통 등이 대표 증상이다.

방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밤에는 잘 잔다고 생각하지만, 자주 깨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히 낮 시간대에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단순 피로로 오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 등 과다졸림장애, 몽유병 또는 렘(REM) 수면행동장애 등과 같은 사건수면(事件睡眠)도 수면장애 증상들이다.

◇2주 이상 지속시 전문의와 상담 필요

다음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수면 의학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밤에 3회 이상 깨는 경우다.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피로감이 계속되거나 큰 코골이와 함께 수면 중 숨 막힘이 있을 때다. 또한 다리 불편감으로 수면이 방해받거나 갑작스러운 졸음이 올 때도 진료가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최소 2주간 수면 일기를 작성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신체검사와 기본 혈액검사도 함께 진행한다. 필요하면 뇌파, 심전도, 근전도, 호흡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기면증이 의심되면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통해 주간 졸음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방 교수는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눈 움직임, 근전도, 호흡 양상, 사지 움직임 등 객관적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면서 비디오를 녹화하게 된다”며 “검사에 얻어진 기록은 수면다원검사 판독 전문의가 분석하는데, 수면 구조와 실제 자는 시간을 알 수 있으며, 왜 깨는지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수분 섭취,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도움이 되는 음식은 △체리·키위·토마토 등 천연 멜라토닌이 풍부한 과일 △현미·귀리·통밀빵·퀴노아 등 복합 탄수화물이 풍부한 통곡물 △우유·요구르트·치즈 등 트립토판과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 △칠면조·닭가슴살·바나나·견과류 등 트립토판 함유 식품 △아몬드·호두·캐슈너트·브라질너트 등 견과류 △시금치·케일·브로콜리 등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한 잎채소 △카밀러·라벤더·패션플라워 등 진정 효과가 있는 허브차가 대표적이다.

반면 △커피·홍차·녹차·에너지음료·콜라 등 카페인 함유 음료 △맥주·와인·소주 등 알코올 음료 △치킨·피자·햄버거·튀김류 등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 △떡볶이·마라탕·김치찌개 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 △케이크·사탕·초콜릿·아이스크림 등 단순당이 많은 단 음식 △라면·과자·패스트푸드 등 나트륨이 과다한 가공식품 △과도한 양의 물이나 음료 △소화가 어려운 고단백 음식 등은 수면의 질을 떨어트린다. 잠자기 3~4시간 전에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방영롱 교수는 숙면을 위한 올바른 습관으로 △취침시간·기상시간 규칙적으로 할 것 △잠자리 소음 제거 및 조명은 깜깜하게 할 것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 피할 것 등을 제시한 뒤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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