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가 한창이던 5일 울주종합체육센터는 군 체육회 추산 관람객 1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씨름을 즐기는 이들의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씨름은 흔히 노인들이 즐기는 전통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이날 대회장은 달랐다. 관람객 절반 이상이 젊은 층일 정도로 관중석의 중심은 젊은 세대였다. 연인들은 이색적인 데이트를 즐겼고, 친구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경기 내내 모래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친구와 함께 온 김나영(28)씨는 “추석 연휴에 귀성했다가 친구가 같이 가자고 졸라서 오게 됐다”며 “씨름은 어릴 때 TV에서만 보고 어른들만 즐기는 스포츠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또래 여성들이 많아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씨름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니 우락부락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몸이 너무 좋고 잘생겨 눈을 뗄 수가 없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씨름선수들을 독차지해 왔다는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이해가 안 됐는데, 현장에서 실물을 직접 보고 나니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대회장은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앉을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2층 난간이나 계단 등 경기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배회했다. 경기가 잘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은 부모 어깨에 올랐고, 선수들의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이동근(37·남구)씨는 “울산에는 명절에 아이들과 갈 곳이 많지 않아 부산으로 놀러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씨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경기가 생각보다 박진감 넘친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노또장(노범수 또 장사 됐다)’으로 불리는 울주군청 해뜨미씨름단 소속 노범수의 출전이었다. 노범수가 모래판에 오를 때마다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흔들었다.
한편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기간 1000여명의 선수와 관람객이 방문하며 대회장 인근 식당들은 점심시간마다 대기 줄이 형성됐다. 인근 숙박업소와 카페도 평소보다 손님이 늘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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