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상무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미국의 한국산 수입액은 756억달러로 전체 수입(약 2조390억달러)의 3.7%에 그쳤다. 미국의 10대 수입국 순위에서 한국은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0% 비중으로 7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세계단 미끄러졌다. 이는 무협이 관련 통계를 관리한 1988년 이후 최저 순위다.
같은 기간 미국의 상위 수입국은 멕시코(15.0%), 캐나다(11.2%), 중국(9.4%), 베트남(5.2%), 대만(4.9%), 아일랜드(4.6%), 독일(4.5%), 일본(4.2%), 스위스(4.2%) 순이었다.
한국은 순위가 하락한 반면 대만·아일랜드·스위스는 오히려 한국을 추월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적 관세 정책의 직접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철강·기계류 등 주요 품목이 25~50%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철강(-32.1%), 자동차(-3.5%), 자동차부품(-14.4%), 일반기계(-12.7%) 등 주요 품목의 대미 수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현대차·기아가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국내 수출 물량을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에도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 회복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미국 수출 품목별로 관세 영향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며 “철강 파생제품의 경우 부가가치 비중만큼 50% 관세가 부과돼 기계류 수출까지 연쇄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대표 수출기지인 울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울산의 지난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한 7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증가했지만,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은 미국 관세 여파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1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캐나다(45.8%), 영국(135.9%), 독일(202.4%) 등 일부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최대 수출국인 미국(-12.9%)의 부진이 뼈아팠다. 자동차부품 역시 미국·중남미 수출 부진으로 22.6% 줄어든 1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울산의 대미 수출 역시 16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41.0%)이 모두 급감한 영향이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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