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전략광물 시장 지배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최대 10억달러(약 1조4360억원) 규모로 구매·비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코발트, 안티모니, 게르마늄, 탄탈럼, 스칸튬 등 핵심 광물은 무기체계, 미사일 탐지기, 야간투시경 등 군수·방산 산업의 필수 소재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미국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설 공장은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부터 연간 10t 규모의 고순도 게르마늄을 생산할 예정이다. 위성 센서, 열화상 카메라, 방사선 검출기 등에 쓰이는 게르마늄은 현재 중국이 글로벌 생산의 70%를 점유하고 있어 대체 공급망 확보는 미국 방산 전략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또 고려아연은 탄약, 방호합금, 전자장비 등 군수산업 필수소재인 안티모니를 올해 6월과 8월 각각 20t씩 미국에 수출했다.
회사는 연내 100t, 내년 240t까지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산 의존도가 75%에 달했던 안티모니 시장에서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자 고려아연이 틈새를 공략하며 미국 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선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아연·구리 등 비철금속 외에도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며 생산량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특히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인듐·비스무트를 회수·정제하는 기술을 확보해 희소금속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변화하고 있다.
울산은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전투함정·잠수함 등 특수선 제작 역량을 축적한 해양방위산업의 요충지로 전략광물·소재·조선·첨단제조를 결합한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3D프린팅 클러스터 역시 군수·MRO(정비·수리·운영) 분야의 부품 역설계·제작기술에 활용돼 방산 분야 확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김진천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교수는 “울산은 조선과 소재, 첨단제조 기술을 두루 갖춘 도시로 전략광물 공급망과 연계한 국방산업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방 관련 학과 신설과 전문인력 양성, 해양방산 관련 국가기관 유치 등이 향후 지역 산업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코스피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9.48% 급등한 115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희소금속 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반사수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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