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남구 삼산동의 한 여행사에는 여행지를 바꾸거나 예약을 취소하려는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업체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건 보도 이후 관련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방금 전에도 방콕 여행을 앞두고 있던 예약자가 일본으로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중구에 사는 직장인 박은호(30)씨는 겨울 휴가를 위해 지난달 예약해둔 베트남 다낭 여행을 최근 취소했다. 박씨는 “캄보디아가 아니라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만, 뉴스를 보고 나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며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수수료를 내고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도 시민 불안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아들이 혼자 태국 여행을 간다는데 불안하다’ ‘가족 여행으로 다낭을 가기로 했는데 괜찮을까’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고 예매한 패키지권과 호텔을 저렴하게 양도한다는 게시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캄보디아는 부산·울산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없고 관련 상품 자체가 많지 않아 예약 취소로 인한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납치 사건이 캄보디아에 국한되지 않고 ‘동남아 전반의 치안 불안’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베트남과 태국 등 주변 국가 여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구의 한 여행사 대표는 “앙코르 유적이 있는 시엠립 등 주요 관광지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보고되지 않아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고객들 사이에서는 베트남과 태국 등 주변 국가까지 불안해하는 반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연락이 끊긴 한국인이 최소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자, 이날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합동 대응팀을 급파했다. 이어 캄보디아 주요 범죄 지역을 최고 수준인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달 중 대국민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해 피해 규모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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