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울산에 전략광물 ‘갈륨’ 생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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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울산에 전략광물 ‘갈륨’ 생산 시동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0.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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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고려아연 제공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전략 광물 공급망 안정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고려아연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게르마늄에 이어 갈륨 생산 시설 신설에 나섰다. 글로벌 갈륨 시장의 98% 이상을 중국이 장악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 결정은 국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2027년 12월까지 약 557억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 내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19일 밝혔다. 신설 공장은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거쳐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연간 약 15.5t의 갈륨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한 기대 수익은 연간 11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사내 연구소와 기술진을 중심으로 고도화된 회수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공장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향후 시장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갈륨은 중국의 수출규제 이후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갈륨은 반도체·태양광 패널·레이저·LED 등 첨단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한국은 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갈륨을 국가가 특별관리하는 33개 핵심 광물 중 하나로 지정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에너지법’상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로 분류해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세계 갈륨 생산량의 98.7%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어 공급망 불안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역시 갈륨 수입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23년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제한하고,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첨단산업 전반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장 신설로 국내 유일의 전략 광물 생산 거점을 강화함과 동시에 부산물로 또 다른 전략 광물인 인듐을 연간 16t 이상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듐은 반도체·디스플레이·재생에너지 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으로, 최근 5년간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는 등 공급망 불안이 심화된 품목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연간 약 150t의 인듐을 생산하며 전 세계 수요의 약 11%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8월 최윤범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석해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생산 공장을 완공, 연간 10t 규모의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통제와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으로 전략 광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국내 유일의 전략 광물 허브로서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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