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울산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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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울산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해야”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5.10.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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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진행된 울산시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의 ‘울산 여성 독립운동의 길’ 탐방에 참여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방어진에 수십년을 살았는데도 독립운동의 역사가 담긴 곳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울산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8일 울산시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이 ‘울산 여성 독립운동의 길’ 탐방을 실시했다.

울산시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은 2020년 ‘울산여성의 독립운동’이라는 책을 발간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2021년부터 울산 여성 독립운동의 길 탐방을 시작했다.

탐방은 백양사, 김남이의 무덤, 손후익의 집, 언양3·1운동기념비, 언양초등학교 터, 언양초등학교로 구성된 1길과 태화공립보통학교, 부녀동맹회관, 삼일회관, 보성학교 터, 방어진 일본인거리로 이뤄진 2길이 있다.

이날은 2길 중 동구의 보성학교 기념관, 성세빈 선생 생가, 슬도방파제, 방어진 일본인거리를 탐방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4세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가족 단위의 시민 25명이 참여했다. 신장열 원장도 탐방에 동행했다.

참가자들은 해설을 맡은 정계향 울산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의 이야기를 노트에 필기하거나 추가 질문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탐방은 동구 일산동에 보성학교가 있어 여성들도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방어진에 일본인이 많이 살았던 역사적 배경들로 여성 독립운동가가 배출될 수 있었다는 점을 알렸다.

특히 이효정 독립운동가가 일제강점기 시절 보성학교의 유일한 여교사였다는 상징성과 영향력이 재조명됐다.

정계향 연구교수는 “집 근처에 학교가 있어 여성들이 기초 학력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학생 비율이 점점 줄었다”며 “이효정 독립운동가는 주민들이 처음으로 만난 고학력 여성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영향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4학년 친구 지간인 주민건·황건 군은 “울산의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해 공부하고자 엄마, 친구와 함께 왔다”며 “방어진 일본인거리 등 처음 알게 된 곳이 많았다.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해 알게 된 알찬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순연(60·울산 남구) 씨는 “문화 탐방하는 것을 좋아해 신정4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과 찾았다”며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하신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함이 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의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로 이날 탐방에서 이효정 선생 외에는 주목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정계향 교수는 “당시 기록을 남겼던 주요 집단은 남성, 지배층, 엘리트였다. 이에 남성 독립운동가에 비해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은 적을 수 밖에 없었다”며 “다만 기록은 없더라도 기억은 남아있을 수 있다. 울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억을 찾아 기록을 남기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 등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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