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청정에너지의 관문, 동북아 에너지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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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청정에너지의 관문, 동북아 에너지 허브
  • 경상일보
  • 승인 2025.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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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지난 9월, 해양수산부가 국내 6개 항만의 기본계획을 변경·고시했다. 이번 ‘울산항 기본계획 변경 고시’에는 수소 혼소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저장탱크와 전용 계류시설이 새롭게 포함됐으며, 항만시설용 부지 11만㎡가 추가로 지정됐다. 특히 한국동서발전의 ‘울산화력 청정연료 인수기지’가 국가 항만개발계획에 전격 반영됐다.

울산항이 이번 항만계획 변경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국가 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서 갖춘 지리적·산업적 경쟁력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변 발전소와의 연계성이 탁월하다. 울산항 인근에는 LNG 복합 및 수소 혼소발전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설비가 밀집해 있어, 항만 내 저장탱크와 전용 계류시설이 건설되면 연료의 저장·이송·공급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된다. 또한 울산항은 인근 통항 선박과의 간섭이 적어 대형 선박 접안이 용이하다. 향후 LNG, 암모니아, 수소 등 저·무탄소 연료를 중심으로 한 물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실제 해수부의 고시문에는 ‘친환경 핵심연료(LNG, 액화수소, 암모니아 등), 유류 등 액체화물의 인수·공급 및 연관 산업 지원을 통한 동북아 에너지 허브 항만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반영됐다고 명시되어 있다.

울산은 산업과 에너지의 중심지로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왔으며, 이번 항만계획 변경을 통해 청정에너지 허브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친환경 연료의 수입·저장·공급 기능이 항만 인프라에 더해지면서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되는 변화의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울산은 산업도시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전환의 시험무대이자 동북아 청정연료 물류의 중심지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 기반 인프라의 적기 구축과 안전성 확보다. 저장탱크와 전용부두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운영단계에서도 안전·효율이 담보돼야 한다. 한국동서발전은 2031년 말까지 하부 부지조성에 대한 시행허가와 울산발전본부 전면의 해상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완료하고, 2035년 말 상부시설과 울산 청정연료 인수기지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국제 공급망과의 연계 강화다. 동북아 차원의 에너지 허브가 되려면 국내 수요만이 아니라 해외 청정연료 도입·환적 기능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한국동서발전은 2023년부터 울산발전본부 내에서 300㎿급 국내 개발 수소 혼소 가스터빈 R&D 과제를 추진 중이며, 기존 LNG 복합발전소의 수소 전환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가소비용 해외 청정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장기공급체계 구축도 병행 중이다.

셋째는 지역사회와의 상생 구조 설계다. 한국동서발전의 ‘울산화력 청정연료 인수기지’ 사업은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울산 신항 일대를 중심으로 건설·운송·설비·서비스 산업 등 지역 내 연관 산업의 연쇄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 부지 조성과 설비 구축 단계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완공 이후에도 연료 저장·하역·운영 분야에서 지속적인 지역 일자리와 신규 투자 유입이 예상된다. 더불어 울산항을 거점으로 한 청정연료 공급망이 자리 잡으면, 지역 기업의 연료 접근성과 산업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울산은 이미 전국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연간 98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수소 전용 배관망과 산업 인프라를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다. 이처럼 산업 기반과 물류 인프라, 기술 역량을 모두 보유한 울산은 청정에너지 산업 전환의 최적지다.

울산항의 변화는 우리 산업구조의 전환이자 지역경제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기회다. 저장탱크와 부두 건설뿐만 아니라 발전에서 물류, 저장, 재공급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순환 체계가 구축될 때 울산은 명실상부한 수소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울산화력 청정연료 인수기지’를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도입과 공급, 발전까지 선순환하는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며 울산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청정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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