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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울산에서 경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렸다. 경주 톨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APEC 개최지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거리 배너가 방문객들을 맞았다.
도심으로 들어서자 곳곳에 경찰차가 도열해 있었고, 주요 도로는 통제선을 따라 교통이 제한됐다. 첨성대와 국립경주박물관, 보문단지 일대 역시 차량 진입이 부분적으로 통제됐다. 경찰 오토바이와 순찰차가 끊임없이 오갔으며, 인도에는 2인 1조로 순찰을 도는 경찰들이 철통같은 경계를 이어갔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거리는 긴장된 정적 속에서 질서 있게 움직였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주변은 그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다. 일반 차량 진입은 전면 차단됐고, 식자재를 싣고 들어가는 트럭조차 신원 확인을 거쳐야 했다. 차량 짐칸은 물론 하부까지 탐지기를 이용해 꼼꼼히 검사하는 모습이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경찰차 수십 대가 줄지어 늘어서 장관을 이뤘다.
인근에는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오가며 운행 시연을 펼쳤고, 각종 언론사의 간이 스튜디오에서는 세계에 경주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한 생중계 준비가 한창이었다.
컨벤션센터 인근의 한 카페 사장은 “행사장 인근이다 보니 며칠 전부터 통제가 강화돼 손님이 많이 줄었다. 인근엔 아예 APEC 기간 동안 문을 닫은 가게도 있다”며 “지금 당장은 불편하지만, 세계적인 행사를 계기로 경주 전역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관광지인 황리단길은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인파로 붐비며 ‘APEC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Korea Trip’이라고 적힌 단체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골목을 누볐고,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관광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십원빵과 쫀드기 등 길거리 음식점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으며 경주의 정취를 즐겼다.
황리단길에서 소품샵을 운영하는 김모(28·여)씨는 “최근 들어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인근 상점들도 매출이 오르며 활기를 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나들이 온 박모(32·여)씨는 “국제적인 행사가 열린다고 해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며 “세계 각국 사람들이 경주에 모인다는 게 신기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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