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함에 따라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계절이 도래하였다. 특히 울산의 자랑인 영남 알프스는 1000m급 고봉들이 이어져 있으며, 2019년 8월 영남 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 시행 이후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25년에는 4만3170명이 참여하여 인증자는 3만명을 돌파했고, 특히 올해 완등자 중 울주군 이 외 지역에서 찾은 완등자가 무려 92%에 달해 영남 알프스가 전국 각지의 등산객이 찾는 명실상부한 인기 산악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 외에도 울산 도심은 문수산, 무룡산, 염포산 등 크고 작은 산에 둘러싸여 있어 지역 시민들이 손쉽게 찾고 있는 반면 이런 낮은 산에서의 조난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까운 산이라고 해서 위험을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 울산지역 산악사고의 36.7%가 9~11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평균 400건을 넘고 있다. 가을 산은 급변하는 기후와 경미한 부상조차도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산행 전 준비 사항 및 점검해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안내한다.
첫째, 기본적으로 등산화, 스틱, 여분의 식수 및 간식을 준비해야 하며, 가을철은 일교차가 크고 가벼운 비라도 정상 부근에서는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방수 및 방풍 의류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둘째,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며 들머리와 날머리를 정확히 확인하고, 지도나 GPS 기반 등산 앱을 활용하여 이동 경로를 미리 숙지해야 한다. 반드시 정해진 산행경로와 시간을 확인해서 본인의 체력을 안배하여 계획된 산행을 해야한다. 특히 산에서는 휴대폰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되므로 여분의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휴대하여 비상 시 연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셋째, 비상상황을 대비하여 헤드랜턴, 호루라기, 구급약, 일회용 은박 담요를 준비하고 방한모자, 방한장갑도 챙기는 것이 좋다. 등산 전 반드시 최신 기상 상황과 일몰 시간을 확인하여 최소 일몰 2시간 전에는 하산이 완료될 수 있도록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계획된 산행이 일몰 시간 보다 늦어진다면 헤드랜턴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랜턴은 충전방식의 제품 보다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제품을 추천한다. 그리고 산행 시에는 가능하다면 손에 휴대하는 랜턴 보다는 머리에 착용할 수 있는 헤드랜턴을 추천한다. 산에서 밧줄을 잡거나 장애물을 극복 할 일이 생길 경우 양손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기도 하지만 낙상과 실족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또 늦가을과 겨울 산행에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산정상 부근에 눈이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눈과 얼음 구간을 극복하려면 아이젠도 반드시 휴대해야 되는 물품중 하나이다.
출동 사례를 살펴보면 새벽 일찍 혼자 산행 중 실족 또는 지병으로 인해 쓰러졌지만 구조대상자의 발견과 신고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고 또 인적이 드문 산행길이나 정해진 등산로가 아닌 길을 혼자 산행하다 추락, 실족 사고를 당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온 경우도 많았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건강 이상이나 부상 발생 시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2인 이상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119 신고 시에는 등산로에 위치한 국가지점번호(산악 위치 표지판)을 참고하거나 119신고 앱을 이용하면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 구조대가 신고자의 위치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울산소방본부에서는 매년 가을철 산악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영남 알프스를 비롯한 주요 산악 지점에 산악구조대를 전진 배치하여 사고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국가지점번호(산악 위치 표지판)와 더불어 구급함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가벼운 부상 또는 구급약품이 필요한 경우 산에서 즉시 사용 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 하고 있다. 사용방법은 119에 신고하면 구급함 비밀번호를 안내 받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 의식과 사전 준비이다. 사고 후 안전조치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최선이다. 산행 전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아름다움이 절정을 향해가는 가을 산을 즐기고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길 희망한다.
김현욱 남부소방서 구조대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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