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현대 의학 발전의 귀한 성과, 인터벤션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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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현대 의학 발전의 귀한 성과, 인터벤션 시술
  • 경상일보
  • 승인 202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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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얼마전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본인이 받은 심장 스텐트 시술에 대해 방송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유명인이어서 그런지 의사가 아닌 필자에게까지 관련된 질문이 많이 왔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울산병원은 스텐트 시술을 포함한 심혈관 중재시술의 시술 건수와 그 시술을 하는 심장내과 전문의 수가 울산내 종합병원들 중 가장 많다. 심혈관을 포함한 혈관중재시술은 인터벤션 시술이라고도 불리며 비교적 최근에 발전된 기술로 이에 대해 조금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계속 움직이는 심장은 근육으로 만들어져 있고 계속 역할을 하려면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는 혈액을 통해 이루어진다. 심장을 거쳐가는 대동맥과 대정맥 계열이 아닌 심장근육 자체에 붙어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은 3개로 구성되며 이들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관상이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통과’나 이와 비슷한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재밌게도 ‘왕관 모양’을 뜻하는 말로, 이 혈관들을 뒤집어 보면 마치 생긴 모양이 왕관과 비슷해 보인다는게 그 연유다. 어쨌든 3개 혈관 중 하나라도 막히면 심장 근육에 혈액이 공급이 안되어 괴사한다. 막히는 요인은 보통 노폐물이 혈관에 쌓이거나 걸쭉한 혈전이 혈관을 막기 때문인데 이렇게 문제가 발생할 정도로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혈관중재시술, 즉 인터벤션 시술을 시행하여 혈관을 넓히게 된다. 인터벤션 시술은 영상장비를 통해 혈관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해당부위에 와이어를 둘러서 집어넣어 치료하는 기술로, 장비성능과 전문의의 기술 숙련도가 중요하다. 인터벤션 기술이 없던 과거에는 무조건 가슴뼈를 열고 심장에 직접 칼을 대어 조치를 해야 했다.

중재시술의 종류는 다양한데 막힌 혈관의 경우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시술을 많이 한다. 김상욱 교수가 받은 스텐트 시술은 해당부위에 가느다란 철망을 넣어 혈관을 넓히는 기술로 가장 확실히 치료할 수 있지만 체내에 철망이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면 이 철망에 다시 노폐물이 쌓이게 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게 된다. 풍선확장술은 막혀있는 혈관내부로 풍선을 넣어 혈관을 확장하고 빼는 기술로 몸에 철망이 들어가진 않지만, 한번 넓혀준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드문 등 적응증에 한계가 있어 보통 풍선으로 혈관을 먼저 넓히고 이후 철망 스텐트가 들어가는 식으로 혼용하여 쓰인다. 최근에 연구되고 있는 신기술 중 하나로 ‘약물풍선’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풍선으로 혈관을 넓힌 후 거기서 혈관이 좁아지지 않도록 그 자리에 약물을 도포하는 것이다. 스텐트를 넣지 않기에 약복용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 역시 울산병원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활용 가능한 병변 및 적응증 범위가 넓은게 아니라서 대학병원과 연계하여 계속 연구중인 기술이다.

인터벤션 시술은 심혈관만이 아니라 뇌혈관에도 활용되고 있다. 뇌혈관 쪽은 혈관이 부풀어올라 터질 수 있는 ‘동맥류’의 치료비중이 더 크고 가느다란 철사를 부풀어오른 부위에 뭉치형태로 만들어 넣어 안정화시키는 코일링 기술이 많이 쓰인다. 현재 울산병원 뇌혈관센터에선 코일링 시술 300례를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는 등 뇌혈관 중재시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뇌졸중 중재시술 치료기관의 다음 단계인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까지 남구의 병원들 중엔 유일하게 인증을 받은 상태다.

심혈관과 뇌혈관시술 모두 응급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꽤 많다. 기존에 병변을 발견해서 관리가 된 경우가 아니라 갑자기 증상이 발현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지면의 한계로 간동맥 색전술 등 현재 활발히 하고 있는 일반 인터벤션 분야를 소개 못 했지만 역시 활용도가 크다. 인터벤션 시술은 현대 의학의 발전 과정 중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려왔으며 앞으로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게 될 것이다.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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