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30% 이상의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술 발전과 함께 교육환경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 성장을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잠재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잠재력은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 방식 아래에서는 제대로 개발되기 어렵다.
우리 고유의 주입식 교육방식으로 역사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의 다변화와 함께 창의성이 중시되면서 교육방식의 변화가 절실해졌다.
특히 AI시대로 접어들면서 정답만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가능성을 찾고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기존의 책, 논문, 실험 등의 역할을 AI가 대체할 수 있으므로 모든 학생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가는 교육은 오히려 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의 재원으로 급변하는 산업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NCS 기반 현장 실무 중심 교육과 자기주도형 융합프로젝트 등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이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울산시 남구 테크노산단에 자리한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은 국내 유일 교육용 석유화학플랜트 등 현장과 유사한 교육환경과 PBL 기반의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잠재력을 스스로 탐색하고 실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갖추게 한다.
그 결과 학생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고,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학생들이 지닌 잠재력을 발견하는 데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항공정비 학위를 갖고 있으면서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의 하이테크과정에 입학했던 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한다. 하이테크과정은 대학에서 4학기 이상을 수료 또는 졸업한 상태에서 진로를 전환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전문직업교육을 하는 한국폴리텍대학 교육과정의 하나로,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은 석유화학공정과와 화학공정운전과 2개과를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이 학생은 석유화학공정과에 재입학하여 기계, 전기, 화공 등의 플랜트의 기초 지식을 습득하고 PFD, P&ID 등 플랜트 도면을 배우며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시스템 전반에 대해 학습했다.
특히 지도 과정 중 그의 날카로운 질문은 학우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제공하며 토론을 이끌었다. 필자는 그의 잠재력을 발견해 동료 학생들에게 그의 시선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맡기곤 했는데, 그 학생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학생이 가지고 있던 잠재능력과 실무 중심의 교육 덕분에 졸업 후 고등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청록수소 생산을 위한 공정개발 연구를 수행하며 이번 제주도에서 개최된 25년 추계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에서 우수논문발표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의 논문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수소생산기술 중 메탄을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리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 등의 국가 기간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과거 학생이었던 그가 동료 연구자로 성장하여 인정받는 순간으로 매우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이처럼 실무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학생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스스로 탐색하고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이다.한국폴리텍대학은 국책대학으로서 AI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적극적인 의지 및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국민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우리 교육생들이 각자의 가능성을 찾고 극대화할 수 있는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하게끔 교수자의 역할을 앞으로도 즐겁게 수행하고자 한다.
김병준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