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민수의 영어단어 이야기(23·끝)]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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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수의 영어단어 이야기(23·끝)]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
  • 경상일보
  • 승인 2025.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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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펴내는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사는 매년 연말, 그해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단어 하나를 선정해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로 발표한다. 2025년에는 ‘rage bait’가 그 영예를 안았다.

‘분노 미끼’로 해석되는 이 단어는, 좌절감이나 불쾌감을 주는 도발적 콘텐츠를 통해 의도적으로 격분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조회수를 늘리는 온라인 전략을 의미한다. 이 단어가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는 건, 그만큼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넘쳐났고, 사회적 파장이 컸음을 방증한다.

‘Rage’는 라틴어 rabies(광기)와 rabere(미치다)에서 유래하여 고대 프랑스어 rage/raige를 거쳐 영어에 들어왔다. 중세 영어에서는 단순한 분노를 넘어 광란이나 격정적 상태를 나타냈고, 오늘날에도 감정 조절이 어려운 극심한 분노를 뜻한다.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로는 rabies(광견병), outrageous(분노를 자아내는) 등이 있다. 일상 표현으로는 운전 중 극도의 분노를 뜻하는 ‘road rage’가 대표적이다.

‘Bait’는 고대 노르웨이어 beita(먹이를 던지다)에서 유래했으며, 중세 영어 baiten을 거쳐 현재의 ‘미끼’라는 뜻으로 자리잡았다. 낚시나 사냥에서의 의미에서 나아가, 누군가를 유인하거나 감정을 자극해 반응을 유도한다는 비유적 의미로도 확장되었다. 따라서 rage bait는 글자 그대로 ‘분노를 유발하는 미끼’이며, 클릭하는 순간 낚인 셈이다.

미국 온라인 사전인 Dictionary.com에서는 숫자 ‘67’을 2025년의 단어로 선정했다. 검색어 트렌드, 소셜미디어 활용, 문화적 변화 등을 분석해 이 숫자가 오늘날의 정서를 잘 담고 있다고 본 것이다.

‘67’은 six-seven으로 읽으며, 명확한 뜻은 없지만 ‘그저 그런’ ‘애매모호함’을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How are you today?”라는 질문에 “67”이라고 답하면, ‘그럭저럭’ ‘글쎄요’ 정도의 느낌이다. 특히 소속감을 중요시하는 알파 세대 사이에서 이 표현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상징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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