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사람이 단체장이 돼야 하는지를 묻곤 한다. 나는 그때마다 시장이든 구청장이든 세금을 아까워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사실 그렇다. 주위를 둘러보면 세금을 물 쓰듯 하는 단체장이 너무 많다. 많이 쓰고 적게 쓰고는 문제가 아니다. 써야 하는 데 쓰고 쓰지 말아야 하는 데 쓰지 말아야 한다. 써야 하는 데 쓰더라도 쓸 만큼만 써야 한다.
연말이거나 선거철이 다가오면 세금 낭비가 더 심해진다. 온갖 선심성 정책들, 다양한 행사들, 가만히 들여다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너무 많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 과연 저들은 저 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아는가. 세금을 내는 사람 중에는 돈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이 많다. 힘들게 벌어서 그 돈으로 생활하기도 빠듯한데, 그래도 안 내면 안 되는 게 세금이어서 꼬박꼬박 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돈인데, 그 돈을 쓰는 사람들은 그 돈을 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까.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단체장이나 의원 중에도 세금 쓰는 일에 관해서 너무 쉽게 말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세금을 적재적소에 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드물고, 국민이 어렵게 낸 돈이니 한 푼이라도 아껴야지 하는 사람은 더 드물다. 그저 세금을 통해서 표를 사려는 사람, 세금을 통해서 이익을 챙겨주려는 사람, 세금을 통해서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만 가득하다. 더 안타까운 일은 그렇게 쓰이는 돈이 누군가가 어렵게 낸 세금인 줄 모르고 공짜라는 생각으로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대형마트에 가서 한 바퀴만 둘러봐도 정말 많이 만나게 되는 다양한 무료 시식, 음식점에서 주인이 ‘서비스’라고 공짜로 주는 음식, 소프트웨어나 이용권 등 기업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하게 ‘공짜’ 행사를 하는 비용은 대체로 제품 원가에 반영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재정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 비용은 대부분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납세자들의 세금이다. 세금을 아까워할 줄 모르고 그 함부로 쓰는 사람, 그런 사람을 내가 사는 지역의 단체장이든 의원이든 뽑아줘서는 안 될 것이다.
송철호 한국지역문화연구원장·문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