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영의 버섯이야기(63)]버섯족속의 명문가 아마니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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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의 버섯이야기(63)]버섯족속의 명문가 아마니타 이야기
  • 경상일보
  • 승인 202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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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아마니타(Amanita)는 광대버섯속(屬)을 일컫는 용어이다. 여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650여 종, 국내에는 80종이 알려져 있어 가장 많은 수의 버섯 종이 들어 있다. 맹독성의 독우산광대버섯, 알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이 포함되어 있고,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소문난 식용버섯인 달걀버섯, 노란달걀버섯이 속해 있으며, 꿈과 각의 세계를 상징하는 광대버섯(Amanita muscaria)이 들어 있어 가히 버섯족속의 명문가라 할 만하다. 따라서 광대버섯속을 이해하는 것은 버섯의 절반은 안다고 할 정도이므로 버섯 공부의 시발점이 된다,

광대버섯속의 이름인 아마니타가 동양에 와서 우리나라에서는 광대버섯속, 일본에서는 일본도깨비를 뜻하는 뎅구타케(天狗茸)속, 중국에서는 독버섯을 뜻하는 아고균(鵝膏菌)속으로 불리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속명인 아마니타의 어원도 재미있다. 아마니타는 독일의 버섯학자인 크리스티안 헨드릭 페르손이 1797년 처음 명명하였는데 그 이름은 소아시아의 킬리키아(Cilicia *이탈리아의 시칠리아가 아님) 지방과 시리아 사이에 있는 아마누스(Amanus) 산맥에서 유래한다. 이 지역은 세계사적으로도 이집트문명과 히타이트문명의 충돌 지점이기도 했으며,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 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2세에게 크게 승리하여, 그 이후에 문학작품 및 회화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어 젊은이들에게 동방에 대한 염원을 고취시킨 ‘이수스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 대표적인 광대버섯들. 왼쪽부터 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달걀버섯.
▲ 대표적인 광대버섯들. 왼쪽부터 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달걀버섯.

그 후에도 큰 전쟁이 여러 번 벌어진 지역으로 그곳을 차지하는 세력에 따라 이름도 여러 번 바뀌었다. 현재는 튀르키예 최남단에 위치하는 하타이주에 속하여 누르산(맥)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시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분쟁이 잦다.

오스만제국에 의해 동양으로 통하는 길이 막히자 종이, 화약, 철, 차, 비단, 그릇, 향신료 등이 필요한 서양 세계가 대안을 찾은 것이 대서양을 통한 동방 진출이었다. 우리는 유라시아 동쪽에 치우쳐 있어 거대한 중국 문명에 가려 근 천여 년간 우물 안 개구리일 수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대륙 문화와 해양 문화를 조화롭게 아우름으로써 문화, 정치, 경제, 기술 전반에서 한류의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는 아마니타가 분쟁의 시발점이 아니고 다양성, 융합, 협업의 중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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