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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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93)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2.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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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당시 울산 무룡산과 기박산성, 학성 일대에서는 왜군과 의병 등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다. 장편소설 <군주의 배신>의 주 배경이 되고 있는 학성 전경. 울산시 제공

1596년 병신년 십이월 중순의 어느 날 잠시 자신의 나라인 왜로 돌아간 고니시는 나고야 성에서 주군인 관백 히데요시와 밀담을 나누었다. 사항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시중드는 여인들조차 물린 상태였다. 고니시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굳어있었지만 히데요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주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고니시가 조바심을 이기지 못하고 침묵을 깼다.

“관백 합하!”

“아 차부터 들고 좀 천천히 말하게.”

“네.”

고니시는 조바심을 내며 차를 단숨에 마셔 버렸다. 그런 고니시를 히데요시가 가볍게 나무랐다.

“이봐. 차 마시는 법도 잊었나?”

“아니옵니다.”

“그럼 잠시 기다려.”

일다경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히데요시가 말했다.

“말해보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관백 합하 1차 조선침공이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은 오로지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자네가 생각하는 그 한 가지라는 게 무엇인가?”

“네 조선 수군과 이순신입니다. 그중에서도 이순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옥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조선 수군이 막강하기는 하지만 그 수군을 지휘하는 통제사 이순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일본국이 자랑하는 수군 장수들이 그렇게 무참히 패하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그거야 그렇지. 고작 그 말을 하려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아닐 것이고 계속해 보게.”

“내년 초에 조선정벌을 위해서 재차 출병을 한다고 해도 이순신이 있는 한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 수군과 이순신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야 더할 나위없겠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

“네 가능합니다. 제가 조선에 심어놓은 이중첩자를 이용하여 공작을 해 보겠습니다. 가토의 군대를 태운 일본국 함선의 부산진 도착시간을 알려주고 그들이 믿게 할 것입니다. 시간차는 나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선도 임진년의 조선이 아니야. 그들이 쉽게 그 말을 믿겠는가?”

“조선은 지금 전란 중인데도 불구하고 당쟁이 극심합니다. 게다가 조선왕인 이연은 군대를 가진 장수들에 대한 의심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지난 8월에는 우리 일본군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의병장 김덕령이를 서인들이 모함하였는데 조선왕은 이때다 싶어서 김덕령을 친국하며 서인들이 그를 국문으로 주살하는 것을 묵인했습니다.

조선에서 이제 남은 장수는 이순신과 곽재우 정도입니다. 곽재우는 영남사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 때문에 아무리 조선왕이라고 해도 함부로 어쩌지 못하지만 이순신은 다르옵니다.”

글 : 지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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