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갈무리 하는 연말에 울산 작가들의 책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조와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결실을 거두고 있다.
3행으로 구성된 단수시편
1~4부로 나눠 총 70편 소개
◇한분옥 단시조집
울산의 원로 시조시인인 한분옥 시인이 단시조집 <모계>(DK출판사·108쪽)를 펴냈다. 단시조집은 짧은 3행(석 줄)으로 구성된 시조 작품만을 모은 시집을 말한다.
이번 단시조집은 1~4부로 나뉘어 ‘누가 알까 봄인데’ ‘새벽달이 떠 있다’ ‘여우꼬리 흔들듯’ ‘따로국밥’ 등 총 70편이 게재됐다.
손진은 문학평론가(시인)는 서평을 통해 “한분옥 시인의 단수 시편들은 시적 정황을 선별해 구삭하는 능력과 함께 각 장과 구마다 씨실과 날실을 걸려 올로 짜 올린 아름다운 긴장미로 가득 차 있다”라고 평했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한 시인은 부산교육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2004년 시조문학 시조로 등단해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도 당선됐다.
시조집으로 <꽃의 약속>, <잔인한 절정> 등을 펴냈다. 본지에 ‘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美學과 절제’를 연재하고 있다.
◇김장배 수필집
지나온 날들에 대한 사색
앞으로의 문학적 방향성 담아
약사이자 울산시 교육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김장배 수필가가 첫 수필집 <달을 건지다>(수필세계사·199쪽)를 내놓았다.
수필집은 1부 ‘문진을 놓다’, 2부 ‘달을 건지다’, 3부 ‘활주’, 4부 ‘까끄라기’, 5부 ‘군새’로 나뉘어 인간의 존재 본질을 탐구하는 40편이 실렸다. 그동안 수필 부문 수상작도 포함됐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문득, 돌아보니 낯선 길 위에 서 있었다…가슴 속 울음 하나 어스름 하늘에 박힌다”라고 적으며, 그동안 걸어온 길에 대한 사색과 앞으로의 문학적 방향성을 섬세한 문장으로 내비쳤다.
김장배 수필가는 2017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을 시작으로 신라문학대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등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시조집으로 <과녁>, <사막 개미>, <풀꽃 시편> 등이 있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국제시조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이인규 장편소설
인간의 근원적 욕망 정밀해부
장편소설 ‘리벤지 게임’ 펴내
경부울문화연대 등 울산과도 인연이 깊은 이인규 소설가가 복수와 용서라는 인간의 근원적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장편소설 <리벤지 게임>(푸른고래·256쪽)을 출간했다.
이인규 작가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인 <리벤지 게임>은 한 여인의 복수심에서 비롯된 연쇄적인 탈옥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단순한 범죄극이 아닌 인물들이 겪는 상처와 그로 인해 뒤틀린 사랑 그리고 인간 존재의 불가해한 욕망을 정밀하게 해부한다.
복수를 키워드로 빠른 전개 및 탄탄한 플롯, 높은 수준의 가독성은 물론 흥미롭고 진지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현혹하면서 작가가 지향하는 문학의 방향이 평론가나 동료 작가가 아닌 오롯이 독자에게 있다는 걸 보여준다.
현재 등단 20년차인 이인규 작가는 2008년 경남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됐고, 소설집 <내 안의 아이>, 장편 <53일의 여정> 등을 냈다. 경부울문화연대 스토리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