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티켓 동난 헌혈의집…울산, 혈액 5일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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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티켓 동난 헌혈의집…울산, 혈액 5일치 남았다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12.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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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떨어지면서 시민들의 헌혈 발길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혈액 수급난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가운데, 헌혈의집에서 영화관람권 제공이 중단되며 헌혈자 감소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 중구 다운동에 거주하는 A(28)씨는 최근 가까운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을 마쳤지만, 늘 챙기던 영화관람권을 받을 수 없다는 안내를 듣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헌혈을 하는 목적은 따로 있지만 작은 즐거움이 사라지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헌혈의집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영화관람권 제공이 순차적으로 중단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지난 10월 추석 연휴 직후부터 재고가 완전히 동났다. 대한적십자사가 진행한 영화관람권 조달 입찰이 지난 6월부터 연이어 유찰되면서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십자사는 그동안 관람권 구입 단가를 약 5000원 수준으로 제시해 왔지만, 현재 성인 2D 영화의 주말 관람료는 1만5000원 안팎으로 올라 약 3배에 달한다. 시장 가격과의 격차가 커지면서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조달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혈액수가 수입’으로 충당되는 혈액사업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기념품 단가를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적십자사의 설명이다.

울산혈액원은 시장조사를 거쳐 영화관람권 대신 빵집·화장품 매장·카페 기프티콘, 종량제 봉투, 블루투스 키보드 등 다양한 대체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헌혈자들의 선호도는 여전히 영화관람권에 집중돼 있어,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헌혈 참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책적 여건 역시 헌혈 참여 확대에 한계로 작용한다. 겨울철에는 학생들의 단체헌혈이 줄고, 고등학생이 개인적으로 헌혈을 하면 봉사활동 4시간이 인정되지만 대입시에는 반영되지 않아 참여를 이끌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울산의 혈액 보유량은 추석 이후 두 달 가까이 ‘관심’ 단계(5일분 미만)에 머물러 있다. 혈액 보유 수준은 5일 미만이면 ‘관심’, 3일 미만 ‘주의’, 2일 미만 ‘경계’, 1일 미만 ‘심각’ 단계로 분류된다.

지난 5일 기준 울산의 전체 혈액 보유량은 4일분이었고, 혈액형별로는 O형과 A형이 2.6일분으로 가장 부족했다. AB형은 5.1일분, B형은 6.8일분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주말에는 헌혈 참여가 늘고 병원 수술이 적어 보유량이 일시적으로 회복되지만, 주중이 되면 다시 빠르게 소진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울산혈액원 관계자는 “겨울철 혈액 수요가 많은 만큼 시민 여러분의 꾸준한 헌혈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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