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2024년 한 방송사에서 방영된 드라마다. 당시 드라마 제목이 상당히 인상적이라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드라마의 주제는 ‘만약, 당신의 삶에서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면, 그 당시 상황으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소방관이란 직업인으로서 ‘선재 업고 튀어’ 드라마처럼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주어 진다면, 2025년 부산에서 발생한 공동주택(6월 부산진구 아파트, 7월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 사건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싶은 심정이다.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 2건 모두 거실 멀티-콘센트에서 전기적 요인(전기-콘센트 과부화 추정)으로 화재가 발생하였다.
특히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주택은 화재 발생 시 대피 시간 확보가 어렵고 자칫하면 초기 대응이 늦어져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2024년 소방청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재 피해 최근 10년간(2015~2024년) 울산시 주택 화재는 전체 화재 8523건 중 1204건(14.1%)으로 나타나며, 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화재 사망자 69명 중 18명(26%)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소방청은 주택 화재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자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2011년 8월4일)을 신설하여 신축 주택(2012년 2월5일)과 기존 주택(2017년 2월5일)을 적용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 화재안전취약자(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하여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소방 용품의 제공 및 소방시설의 개선 등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울산소방에서는 주택용 소방시설이 미설치 된 가구(2024년 12월 말 기준) 9만7778가구(울산 주택 19만6736가구 중 9만8958가구 설치 완료, 50.3%)를 대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 사업’을 2022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계속 추진 중이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 사업’은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단독경보형 감지기) 미설치 주택 대상으로, 시니어 소방대(소방본부-시니어클럽-소방서)와 연계하여 주택 가구별 방문 설치 및 사용법 교육 추진 중이며, 울산 전체 주택 대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 목표 65%(2025년 말 기준)로 하여, 대중매체 자율 설치 문화 확산, 기관·단체의 사회공헌사업 연계 지속적 협업을 통한 안정적 재원확보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인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소방청) 분석 결과 의무 설치 인지도 84.2%, 화재 예방 효과 90.8%, 무상 보급 확대 필요 43% 증가하였으며, 주택용 소방시설 무상 보급 확대로 화재 안전 주거환경이 개선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부소방서에서는 화재 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 화재 예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홍보콘텐츠(SNS·영상 등 제작)를 활용하여 안전한 집, 안전한 일터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인한 장점을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면, 첫째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로 최초 화재 발생 시 거주자에게 조기 경보를 제공함으로써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소화기를 활용하면 화재 발생 직후 거주자가 직접 초기 진압을 시도할 수 있어 화재 확산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이렇듯 주택은 우리가 가장 편안히 머무는 공간이지만, 화재 발생 시 가장 위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 한다고 하여 모든 화재 사고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로 인해 인명피해를 줄이고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하고 튀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2025년을 안전하게 마무리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원재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