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 대형마트 거래 기업과 달리 폐점 후 대금 정산이 지연되는 사례까지 발생해 중소 협력사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홈플러스를 주거래처로 둔 중소기업의 41.6%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고 답했다. 이는 이마트(37.7%), 롯데마트(35.6%), 하나로마트(34.1%) 등 다른 대형마트 거래 기업보다 높은 수치다. 매출 감소폭 역시 평균 11.3%로 전체 평균(10.0%)을 웃돌았다. 반면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기업의 평균 증가율은 6.9%에 그쳐 대형마트 중 가장 낮았다.

홈플러스의 운영 전략 변화로 피해를 봤다는 응답도 12.9%에 달해 롯데마트(2.3%), 하나로마트(3.7%)와 큰 대조를 보였다. 피해 유형으로는 ‘투자금 회수 및 재고 발생에 따른 비용 손실’(38.5%)이 가장 많았다.

특히 홈플러스 거래 기업의 15.4%는 폐점 이후 대금 정산 지연을 호소했다. 이번 조사 대상 대형마트 중 대금 지연 문제가 불거진 곳은 홈플러스가 유일하다.

입점 여건 변화 평가(5점 만점)에서도 홈플러스는 3.2점을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입점 환경이 나빠졌다고 느낀 기업들은 거래 품목 축소(50.0%)와 매대 리뉴얼·인테리어 비용 증가(50.0%)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판촉행사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