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굴뚝 없는 관광산업이 울산을 먹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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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굴뚝 없는 관광산업이 울산을 먹여 살린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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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올해 해외에 두 번 다녀왔다. 한번은 공적 업무의 출장이었고, 또 한번은 사적 용무의 여행이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약간의 설렘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이 공존한다. 내가 살던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 간다는 것은 일단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음식과 잠자리, 날씨 그리고 언어 등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은 좋은 추억이고 기억으로 남는다.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가급적 불편함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적 여행이든 공적 출장이든 충분한 준비는 필수다. 특히, 공무로 갈 땐 사전에 더 많은 대비를 해야 한다. 세금을 허투루 쓸 수 없는 까닭이다.

공무의 목적에 맞게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공무엔 모든 일정이 학습의 시간이고 배움의 공간이다. 과거에는 해외 선진국의 모습이 모두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풍족한 재정을 바탕으로 경험과 정보, 지식이 한데 어우러져 접할 때마다 마냥 부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경제는 물론 여러모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직 해외에 나가면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요소들도 얼마든지 있다.

공자님 말씀처럼,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는 고사성어에 걸맞은 교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잘하는 것과 잘못하는 것, 모두를 반면교사의 근거로 삼는 것이다. 외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들르면 진짜 깜짝 놀라게 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어느 나라, 어느 국제공항을 가더라도 면세점은 북새통이다. 물론 공항에 오기 전 일정 중에 물품을 사는 때도 있지만, 미처 시간이나 여건이 맞지 않으면 못 사기도 한다. 그럴 때 마지막 구매처가 공항 면세점이 구세주처럼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서나 구매할 수 있는 면세품도 있지만, 그 나라의 특산품을 귀국 직전 마지막으로 구매하는 곳이다. 농축수산 식품에서부터 수공예품도 구매할 수 있다. 그래도 해외에 왔다가 귀국하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이 발동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무엇이라도 기념할 만한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구입을 고민한다. 구매 물품만큼 구매비용도 천차만별이지만 면세점이 있는 공항이 있다는 것이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산업이 왜 고부가가치를 낳는 굴뚝 없는 산업인지 해외를 다녀오면 피부로 체감한다. 굳이 값비싼 물건이 아니더라도, 다다익선이라고 판매자들이 적지 않은 이익을 남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해외에서 그런 인상적인 장면을 접하고 나면 울산의 현실이 오버랩된다. 울산공항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국제공항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어쩌다 한 번씩 부정기적 국제선이 운항하는 정도다. 공항을 없애는 것은 하루아침에라도 가능하겠지만 공항을 만드는 일은 백년대계에 버금갈 정도의 큰 일이다. 그래서 아무 대책이나 비전 없이 공항 무용론을 강변하며 폐항하자는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울산이 관광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울산공항은 폐항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고 실질적인 핵심 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출 방안이 무엇일까를 먼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더더욱 언행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바라보는 식견과 혜안이 필요하다. 허물어지는 것은 순간이지만 세우는 것은 억겁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28년에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면 울산을 찾는 세계인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인천이나 김해 등의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울산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도시에 불과하지만, 울산공항이 국제공항이 되면 머무르는 도시가 될 것이다. 관광도시의 핵심은 숙식이 함께 이뤄지는 것이다. 자고 먹고 관광하면 마지막은 기념이 될 만한 물품 구입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고 대체적인 수순이다. 울산으로 관광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울산공항 면세점에서 물품을 잔뜩 구매하는 외국인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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