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중 강성노조 집권, 내년 노사관계 빨간불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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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중 강성노조 집권, 내년 노사관계 빨간불 켜졌다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5.12.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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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철 제11대 현대차 노조지부장 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 이종철 제11대 현대차 노조지부장 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울산 양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모두 강성 성향 집행부로 새롭게 꾸려졌다.

두 노조 모두 근무 시간 단축과 임금 확대, 정년 연장 등 ‘힘 있는 노조’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외 불안 정세와 노동법 개정 등 혼잡한 노동환경 변화 속에 내년 노사 관계가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11대 임원 선거 결선 투표 결과 기호 2번 이종철 후보가 1만7879표(54.58%)를 얻어 기호 3번 임부규 후보(1만4228표, 43.44%)를 누르고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이 후보는 ‘금속연대’ 소속으로, 2008년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 관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강성’ 성향으로 평가된다.

▲ 김동하 제26대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HD현대중 노조 제공
▲ 김동하 제26대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HD현대중 노조 제공

주요 공약에서도 강경 기조가 드러난다. 이 후보는 선거 기간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상여금 800% 쟁취, 주 35시간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내년에 연구·일반직과 전주공장부터 주 35시간으로 줄이고, 단계적으로 다른 공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당선 즉시 근무시간 단축을 논의할 전담팀 구성을 약속했다. 특히 근속연수가 길수록 퇴직금 지급률을 높이는 퇴직금 누진제를 통해 근로환경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2021년 안현호 지부장, 2023년 문용문 지부장에 이어 3대 연속 강성 집행부가 집권하게 됐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 26대 임원 선거 결과, 강성 성향의 김동하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 역시 상여금 100% 추가 인상, 주 4.5일제 도입, 근골격계 집단 산재 신청 등 단골 공약과 함께 조합원 연대 강화 대책 등을 내걸었다.

이처럼 울산 양대 노조 모두 강성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지역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자동차 업계는 인력난, 공정 자동화 전환 등 대규모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추후 강성 노조의 교섭 강도가 높아질 경우 생산 차질 등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험로 협상이 전망된다.

지역 노사 관계자는 “양대 노조가 동시에 강성 기조를 선택함에 따라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도 노사 간 입장이 대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노조법 개정 등으로 내년에는 임금과 정년 등을 둘러싼 격돌의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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