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중·고교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는 학사 일정상 겨울방학이 두 달을 훌쩍 넘기면서 돌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지역 학교들이 순차적으로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대부분 학교는 오는 16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겨울방학식·종업식을 갖고 내년 3월 새 학기를 시작한다.
겨울방학이 가장 짧은 학교는 범서초로, 내년 2월12일 종업식 후 16일간 방학을 운영한다. 이는 본관동·강당동 드라이비트 개선 공사 때문에 여름방학을 이미 67일 운영했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방학이 가장 긴 학교는 74일인 남목고로, 방학 기간 공간 조성 등 다양한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문제는 일부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최장 71일에 달하면서 저학년 돌봄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야음초 71일, 호연초 66일, 청량초 65일, 남목초 61일, 남외초 60일, 다운초·매곡초·은월초·구영초·온양초 59일 등 초등학교 76곳이 약 두 달간 겨울방학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3월1일 기준으로 학기 중 울산 초등 돌봄 대상 인원은 6560명(틈새돌봄 포함)인데, 겨울방학 때 1000명가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시설과 인력 등 여건이 마땅치 않은 학교나 교육 현장에서는 겨울방학 돌봄교실 운영을 대폭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초등 저학년 특성상 부모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방학이 길어지면서 결국 민간 돌봄이나 사교육, 이른바 ‘학원 뺑뺑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초1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34·남구 야음동)씨는 “맞벌이라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친정엄마 집에 맡길 생각 중”이라며 “학교 돌봄 프로그램도 있지만, 아예 미술학원 시간을 늘리거나 영어 놀이 학원을 추가로 넣는 식으로 저녁 일정을 채워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더군다나 15개 초등학교는 내년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별도의 봄방학도 예정돼 있어 맞벌이 가정의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다음 주 중 겨울방학 돌봄 수요 등을 취합해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또 학년말 학생 안전의식을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고자 개인형 이동장치, 겨울철 여가(레저) 활동, 야외 활동 등 7대 표준안 안전교육을 각 학교에 안내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