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가 울산 살린다…머물고 싶은 도시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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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자리’가 울산 살린다…머물고 싶은 도시를 향해
  • 경상일보
  • 승인 202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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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떠나는 사람들은 왜 고향을 등질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지역에서 인구 유출이 벌어지는 이유 1순위로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 꼽혔다. 높은 주거비용과 생활·교육 편의시설 부족이 뒤를 이었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이유도 같았다. 핵심은 결국 지방에 일자리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보사연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50%를 돌파한 뒤 지난해 50.9%에 이르렀다. 2023년 기준 229개 시군구 중 79%가 전년 대비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소멸이 가팔라지고 있다.

울산은 인구 유출 문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도시 중 하나다. 울산은 지난 10년 동안 9만명이 넘는 인구가 수도권 등지로 빠져나갔다. 그것도 단 한 해의 예외도 없이 연속된 ‘순유출’이었다. 주력 제조업의 성장 둔화와 상대적으로 뒤처진 생활 인프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뼈아픈 점은 15~34세 청년층이 4만8000명이나 떠났다는 사실이다. 울산 인구 유출의 절반 이상을 청년이 차지한다는 것은 곧 도시의 미래 기반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청년이 떠나면 출산율은 떨어지고, 아동 인구는 감소하며,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든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소비는 위축된다. 결국 도시는 활력을 잃는다.

다행히 지난 10월 한달 울산의 인구가 119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지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건설업 위축으로 2분기 울산의 GRDP(지역총생산)는 18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경제의 동력이 약해지면 좋은 일자리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청년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울산이 인구 감소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려면 과감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전통 주력산업 구조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 기업 친화적인 정책,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교육·문화·생활 인프라 혁신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울산 인구 순유출에는 ‘우선 멈춤’ 신호가 왔지만,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 청년이 떠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그것이다. 청년이 남는 도시만 내일을 만든다. 울산시는 친기업·일자리 중심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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