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췌장을 감싸 빛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초소형 LED 장치를 개발해 췌장암 치료에 성공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이 UNIST 권태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췌장 전체를 둘러싸며 빛을 직접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췌장암은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이 생겨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면역세포도 침투하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이 극히 낮다.
최근 대안으로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광감각제)에 빛을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광역동치료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레이저로는 췌장처럼 깊은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려웠고, 강한 빛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지고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감싸며 약한 빛을 오래 고르게 전달해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한다.
실제 살아있는 쥐에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됐던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UNIST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난치암을 대상으로 한 면역 기반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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