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갈무리 하는 연말에 울산의 시동인들의 동인지 발간과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가들의 신간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982년 창간호 발간 이후
40여년간의 활동사 담아
◇시동인지 변방 40집
울산의 최장수 시동인 ‘변방’의 시동인집 40집이 발간됐다.
‘변방’ 시동인회는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1981년 결성돼 지금까지 동인지 발간을 이어왔다. 창간호는 1982년 10월에 나왔다.
40집에 소개된 변방 동인회의 약사에는 동인지 창간과 발전기, 동인지 특별 문학교실 창설, 울산분학과 중앙 문단에 비친 동인의 역할 등이 담겼다.
박종해 시인은 “당시 등단한 시인들이 발표 지면을 얻기 어려웠던 실정에서 울산의 중추적인 시인들이 의기투합해 동인회를 결성했다”고 결성 당시를 소개했다.
창립회원은 박종해를 비롯해 최일성, 김종경, 신춘희, 문영, 이충호, 김종칠 등 7명이었다.
이번 40집에는 강세화, 배정희, 임윤, 박정옥, 이강하, 강현숙, 김려원, 장상관 등 총 16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인공지능시대 탐색한 기획
AI 비평·배경음악 QR 수록
◇수요시포럼 제22집
울산에서 활동 중인 현대시 동인 ‘수요시포럼’이 스물두 번째 동인지 <챗, 칫, 쳇>을 내놨다.
이번 동인지는 인공지능 시대의 감각과 실험을 본격적으로 탐색한 기획을 실었다. 김성춘, 권영해, 권기만, 김익경, 장선희, 박수일, 정월향 시인이 참여했다.
기획특집Ⅰ ‘텍스트해방매뉴얼’에서는 음악과 글의 공감각적 결합을 시도했다.
독자는 동인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 젊은 싱어송라이터 ‘빈달(BINDAL)’의 음악을 들으며 대응하는 산문을 함께 읽을 수 있다.
특집Ⅱ는 AI 비평가가 참여한 대담한 기획이다.
AI가 수록작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비평문을 싣고, ‘기술에 해부당하는 시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권두시론에서는 허만하 시인의 ‘메를로 퐁티 언어학의 에센스’로 시적 사유의 문을 연다.
손경숙 울산중구문학회 회장
수필집 발간, 작품 40편 실어
◇손경숙 수필집
울산에서 시인이자 수필가 활동하고 있는 손경숙 작가가 수필집 <여백의 낱알들>(바니디자인·229쪽)을 출간했다.
책은 총 5부에 걸쳐 ‘길 위에서’ ‘나만 보였다’ ‘오골계와 묵밥’ ‘물 밑에 있는 밭’ 등 총 40편의 수필이 실렸다.
손경숙 작가는 책 머리에서 “인여 있는 소중한 분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과 여운으로 닿기 바라며, 흩어진 낱알들 모아 한 권의 수필집을 묶는다”라고 했다.
손경숙 작가는 문학지 문학예술에서 수필과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다양한 사회복지활동을 펼치면서도 울산문인협회·계간문예 등에서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저서로는 수필집 <해를 끌어 올리다>, 시집 <대숲에 이는 바람> <낙화에도 뜻이 있다> 등이 있다.
현재 울산중구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표제작 ‘따뜻한 회색’ 비롯
섬세한 문체의 중·단편 소설
◇심은신 소설집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은신 소설가가 중단편 소설집 <따뜻한 회색>(실천문학·256쪽)을 펴냈다.
인공지능과 직무 환경, 대인 관계를 그린 표제작 ‘따뜻한 회색’을 비롯해 인간의 예술 창작과 AI의 문제를 다룬 ‘유리 정원’, 그리고 ‘그녀의 패션’, ‘라흐마니노프의 손가락’ 등의 단편이 실렸다.
또 냉동 기술과 홀로그램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일상화된 150년 뒤의 사회를 스케일 있게 그려낸 중편 ‘스토리’가 포함돼 있다.
심은진 작가 특유의 섬세한 구성과 절제된 문체가 돋보이는, 동시대적 감각과 문학적 깊이를 겸비한 소설집이다.
심은신 작가는 교사 출신으로 2016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장편소설 ‘바람 기억’과 단편소설집 ‘마태수난곡’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및 작가포럼, 소설 21세기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