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 기온 떨어질수록 혈관은 힘들다
상태바
심뇌혈관질환, 기온 떨어질수록 혈관은 힘들다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2.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형준 동강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겨울철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절주는 물론,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동강병원 제공

기온이 뚝 떨어지는 영하권 추위가 본격화되면서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2월은 신체가 추위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습 한파를 맞닥뜨리는 시기다.

여기에 연말 송년회 등으로 인한 잦은 음주와 흡연, 과로까지 겹치며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은 가중된다.

동강병원 김형준 심장혈관센터장과 겨울철 대표적 심뇌혈관질환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증상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심근경색 등 입원 12~1월 급증

질병관리청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를 보면, 심근경색 첫 발생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5.8%, 뇌졸중은 19.8%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발병 초기 30일 내 사망률도 각각 9.2%, 8.2%에 달해 초기 대처와 예방이 중요하다.

심뇌혈관질환의 겨울철 위험성은 단순 발생 건수보다 중증도에서 더 두드러진다. 국민관심질병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간 심근경색 월평균 입원환자는 12월 2953명에서 1월 3282명으로 증가했다. 뇌졸중 입원환자 역시 12월 3만6104명에서 1월에는 3만8093명으로 증가해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3년 1월 평균 입원일수는 심근경색이 2만7760일, 뇌졸중은 93만6393일로 타 계절 대비 월등히 길었다. 이는 겨울철 발병 시 예후가 좋지 않고 회복 기간이 긴 중증 응급 질환이 집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강병원 김형준 심장혈관센터장은 “겨울철의 급격한 변화는 고혈압 환자나 고령층에게는 치명적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평소 혈압 관리가 양호했던 사람이라도 겨울철에는 수치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이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찬 기운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이때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 심박수가 빨라지고, 말초 혈관은 강력하게 수축한다. 이로 인해 좁아진 혈관으로 혈액을 보내야 하는 심장에 부담이 커진다. 통상 온도가 1℃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mmHg,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고 수분 섭취가 부족해져 혈액 점도가 높아지기 쉽다. 끈적해진 혈액은 혈관 내벽에 혈전을 쉽게 형성한다. 이 혈전이 심장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킨다.



◇체온 유지와 혈압 관리가 관건

겨울철 대표적 심뇌혈관질환으로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꼽을 수 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협착 또는 폐쇄로 인해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슴이 조이거나 뻐근한 통증이 특징이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쌓인 플라크가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혈관을 막아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한다. 혈류가 끊긴 심장 근육은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괴사가 진행된다.

김형준 심장혈관센터장은 “협심증, 심근경색을 통칭해서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도 한다. 허혈, 즉 피가 부족하다는 뜻인데, 대부분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라며 “동맥경화증은 혈관에 기름때가 끼여서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가슴이 아픈 경우가 협심증이고,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에 괴사가 생기는 것이 심근경색이다”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체온과 혈압의 안정적인 유지가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급격한 기온 차를 줄이기 위해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 5분 전 실내에서 미리 모자와 목도리·마스크를 착용해 신체 부위를 보호하고, 호흡기로 들어오는 공기를 데워주는 것이 좋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보온성이 뛰어나고 실내외 온도 변화에 대처하기 쉽다.

운동은 기온이 비교적 높은 오전 10시 이후나 오후 2~4시 사이 실내나 따뜻한 환경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운동 전후로 10~15분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으로 혈관을 서서히 이완시켜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경쟁적인 고강도 운동보다는 걷기와 실내 자전거 등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침 기상 직후와 취침 전, 하루 두 번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

김형준 동강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하루 30분 이상 주 3회 꾸준히 운동을 하되 무리하지 않도록 하며, 지방과 염분 섭취를 줄이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연과 절주는 물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서생면에 원전 더 지어주오”
  •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 ‘청춘 연프’ 온다
  • 컨테이너 이동통로 비계 붕괴, 작업자 2명 2m 아래 추락 부상
  • 울산 도시철도 혁신도시 통과노선 만든다
  • 주민 편익 vs 교통안전 확보 ‘딜레마’
  • 전서현 학생(방어진고), 또래상담 부문 장관상 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