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사업체 수와 창업 건수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평균 매출은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고 5년 생존율은 10%대에 불과해 내실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데이터로 본 동남권 이커머스 시장’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울산시 이커머스 전체 사업체 수는 1만1814개다. 2014년 1433개 대비 724.4% 급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446.5%)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었다.
새로 문을 여는 창업 열기도 뜨거웠다. 2023년 울산의 이커머스 창업 사업체 수는 3116개로 10년 전인 2014년(283개)보다 1001.1% 폭증했다. 같은 기간 부산(586.6%)이나 경남(834.5%)의 증가세를 압도하며 창업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은 없었다. 2023년 울산 이커머스 사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298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2990만원보다 오히려 10만원 줄었다. 전국 평균인 531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산시(6050만원)나 경남(4420만원)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아 영세성이 심각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속도보다 신규 진입자가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업체당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치열한 경쟁 탓에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했다. 창업 후 5년을 버틴 울산 이커머스 사업체의 생존율은 17.6%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34.1%)을 크게 밑돌았다. 10곳이 문을 열면 5년 뒤 살아남는 곳은 채 2곳이 안 되는 셈이다. 이는 부산(29.4%)이나 경남(26.9%)보다 10%p가량 낮은 수치로 동남권에서도 생존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특히 29세 이하 청년층 대표자의 5년 생존율은 6.0%로 사실상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대별로는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뛰어든 중장년층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2014년 대비 2023년 창업 증가율은 40대가 1930.6%, 50대 이상이 2007.7%를 기록했다. 청년층 증가율(466.4%)을 압도했다.
한편, 매출 양극화 조짐 속에 규모를 키운 업체도 일부 늘었다. 연 매출 1억400만원 이상인 사업체는 2014년 30개에서 2023년 298개로 893.3% 증가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