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가 제기된 환풍구는 체육센터 수영장과 연결된 설비로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돼 있다.
환풍구가 향한 방향은 인근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는 인도와 도로다. 이곳은 횡단보도와 맞닿아 있어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이다.
설치 높이는 인도보다 약간 높아 성인 얼굴 위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센터 운영을 앞둔 오전 시간대부터 환풍기가 가동되면서, 해당 구간을 지나는 주민들은 화단의 소목이 흔들릴 정도로 센 바람을 그대로 맞고 있다.
바람과 함께 수영장 소독에 사용되는 락스로 추정되는 냄새가 주변으로 퍼지면서, 주민들 사이 냄새를 피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신호를 기다리거나 잠시 멈춰 서 있을 때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또 환풍구 인근에는 주민들이 잠시 쉬거나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설치된 정자도 있어 체육센터 개장 이후 바람과 냄새로 인해 민원이 잇따랐다.
동구는 해당 사안이 설계 당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환풍구 위치를 옮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구조 변경이 수반돼 대규모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봤다. 이에 동구는 당장 위치 변경보다는 단계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구는 우선 환풍구 토출 방향과 높이를 조정해 바람과 냄새가 사람 눈높이보다 위쪽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조치 이후에도 냄새 문제가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저감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동구는 17일 시공업체와 만나 환풍구 개선 공사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구 관계자는 “이용자들과 주민 불편이 없도록 연내 조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사 이후에도 현장 상황과 주민 반응을 살피며 추가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