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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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113)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6.0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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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당시 울산 무룡산과 주변 일대에서는 왜군과 의병 등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다. 장편소설 <군주의 배신>의 주 배경이 되고 있는 무룡산 정상 전경. 고은희 수필가 제공

무룡산 중턱에 있는 숲에서 천동은 세 시진 만에 깨어났다. 칼에 베인 상처가 쓰리고 아파서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삿갓을 쓴 세평이 있었다.

“어찌된 것입니까?”

“얼씨구. 이놈아, 질문보다 먼저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 하는 거잖아?”

“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가 아직 죽을 운명은 아니었던 게구나. 마침 내가 그곳을 지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너는 벌써 죽어서 귀신이 되었을 것이다.”

“….”

“할 말이 없지? 병서를 읽은 놈이 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하냐? 단독으로 적을 칠 때는 자신이 가진 능력의 절반이 본인이 가진 힘의 전부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너는 그것을 무시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았다. 집들이 많이 있는 골목은 혼자서 암살하기는 좋지만 방어가 어렵다. 좁은 공간에서 언제 적의 칼날이 내 뒤를 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평지보다 쉬우면서도 위험성은 더 큰 게 마을의 골목인데 너는 너무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이다.”

세평의 말에 천동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말을 잊은 사람처럼 눈만 깜빡거렸다.

“….”

“너는 하나코를 어찌 생각하느냐?”

“고니시 진영에서 만났던 그 여자….”

“맞다. 그녀다. 어찌 생각하느냐?”

“그녀는 저보다 나이도 많고, 저는 이미 혼인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 장가를 들었단 말이냐?”

“네.”

“그럼 할 수 없지.”

“형님이 혹시 요시라가 맞습니까?”

“네가 그것을 어찌 알았느냐?”

“조선 사람 치고 요시라에 대한 얘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 소문들을 종합해 보고는 형님이 요시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꼭 그래야만 했습니까?”

“그래, 나도 그것을 후회하는 중이다. 변명을 하자면 주군의 마지막 명령이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형님은 무사가 아닙니까? 어떻게 그렇게 비열한 방법으로 훌륭한 무장을 죽음으로 내몬 것입니까?”

“그러게 말이다.”

“남의 말 하듯이 하는군요.”

“내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무엇인지 아느냐? 내가 쓴 반간계는 조선의 조정에서 조금만 신경 쓰고 조사했으면 거짓이라는 것이 들통 날 수 있었다. 완벽한 게 아니라서 어쩌면 실패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정 대신들과 조선왕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것을 이용하여 통제사 이순신을 체포했다. 전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장수를 바꾸고, 그간의 공을 생각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흠인데도 불구하고 조선왕과 대신들은 삭탈관직도 모자라서 통제사 이순신에게 고문을 하며 죽이려고까지 했다.

글 : 지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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