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울산 문수야구장. 이른 시간이라 차가운 공기가 그라운드를 감쌌지만, 야구장 안은 분주했다. 두툼한 외투를 걸친 선수들이 하나둘 도착해 몸을 풀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앳돼 보이는 젊은 선수들 사이로 1군 무대를 경험한 익숙한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건너온 선수들까지 더해지며 국적과 경력, 나이가 다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울산 웨일즈’라는 이름 아래,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섰다.
트라이아웃은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투수들은 불펜에서 구속과 제구 등을 차례로 점검받았다. 포수 미트에 꽂히는 공 소리와 함께 구속 측정기에 찍히는 숫자에 코치진의 시선이 쏠렸다.
특히 2024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NPB) 1군에서 뛰었던 투수 고바야시 주이(25)와 오카다 아키타케(33)는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연달아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원진 감독과 코치진도 이들의 투구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봤다.
야수들은 스프린트로 순발력을 확인한 뒤 수비와 타격 테스트를 이어갔다. 배트에 공이 정확히 맞아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는 순간, 덕아웃에서는 짧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날 참가자 가운데 최고참이자 두산과 롯데 등에서 1군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내야수인 국해성(37)은 타격 테스트에서 좌타와 우타를 모두 선보이며 스위치 히터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나름 만족스럽다. 어린 선수들이 많았는데 다들 간절해 보였다.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 집중했다”며 “입단하게 된다면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고, 실수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법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심을 되새기기 위해 처음 입단했던 프로 구단인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은 김동엽(36)도 시원한 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동엽은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를 거쳐 국내로 복귀, KBO리그에서 장타력을 앞세워 여러 구단에서 활약했다.
김동엽은 “10년 전 해외파 입단 테스트 이후 오랜만에 치르는 테스트라 긴장도 됐다. 이번에는 다치지 말고 준비한 만큼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2군이지만 다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1군 승격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의 표정은 한층 더 절박했다.
신안산대학교 출신 내야수 강민성(21)은 트라이아웃을 위해 광주에서 울산으로 왔다.
그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야구를 계속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2군 창단 소식을 듣고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타격과 주루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합격하게 된다면 이 기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북일고 졸업을 앞둔 내야수 노강민(19)은 가장 어린 축에 속했지만 태도만큼은 성숙했다.
주 포지션은 3루수로,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그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대학 진학을 고민하다 대학보다 더 빠르게 프로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프로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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