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식민화한 지역의 원주민을 지칭하여 ‘휴머노이드’라 하였다. 요즘은 인간 모습을 한 로봇 기계를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부른다.
최근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내년 말쯤에는 일반 대중에게 휴머노이드 로봇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쯤에는 인간보다 똑똑한 인공지능(AI)이, 5년 후에는 인류 전체보다 똑똑한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세계는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실시간 정확한 통계치는 어렵지만, 최신 보고서(2023년 기준)를 보면 미국이 2700개 이상이고, 중국이 400여개, 한국은 120개 이상으로 전 세계에 약 7500~8000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여기에 초대형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는 900개 이상이며,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많다.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기존의 데이터센터의 확장과 더불어 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30년에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와 물(냉각수)의 대량 소비 시설이다. 또한 단순한 서버 건물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핵심 디지털 인프라이자, 경제와 사회 시스템의 ‘디지털 뇌’이다. 따라서 지진,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주변 산업 생태계와의 시너지를 통해 그 가치가 배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23년 3월부터 예비타당성 절차조차 밟지 않은 채 용인 반도체 산단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왔다. 이 지역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 산업단지가 일찌감치 예정되어 있던 곳이다. 일반 산단에 이어 국가 산단까지, 여기엔 10~16기가와트(GW)의 전력과 하루 100만t 이상의 물이 필요하게 된다. 이 정도 규모의 전력과 물은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공급 없이는 수급이 불가능하며, 수도권 집중 문제와 더불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곳이다.
현 정부에서는 전라권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을 더해, 안정적 전력 공급을 통한 대규모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건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새만금 단지를 이용한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은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이미 대규모 전력망이 구축되어 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을 떠받쳐온 전력 인프라는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상시 고부하 운영을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산업용 에너지 설비 연계 전력 인프라는 다른 지역이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대규모 공업단지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산업용수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물의 안정적 공급 능력은 오랜 산업 경험이 만들어 낸 관리 역량의 결과이다.
울산의 강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전환 가능성 역시 뚜렷하다. 한 때 거의 중지됐던 해상 풍력을 주축으로 하는 에너지 전환 전략을 다시 살려, RE100이 요구하는 글로벌 IT 기업의 기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산업 인프라 역시 울산은 대한민국 최대의 중화학공업 집적지이다. 주력 제조업을 통해 축적된 기계, 전력, 물류, 안전관리 역량은 AI 인프라 운영에 그대로 전환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설비를 이해하는 기술자, 전력을 관리하는 엔지니어, 위험을 통제하는 숙련 노동이 필수이다. 울산에는 이 노동력이 이미 존재한다. 전통 제조업에서 디지털 AI 기반 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정부는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장기적 안정성과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지역개발산업이 아니다. 국가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이 앞장설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세계가 AI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쏟고 있는 지금이 결정적 시기이다. 놓쳐서는 안 된다. 검증된 에너지, 안전한 지리, 튼튼한 인프라, 살아있는 산업 수요를 모두 가진 울산을 AI 데이터센터의 국가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야 할 때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