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산업안전감독관 2000명 시대,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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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산업안전감독관 2000명 시대,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6.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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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장

정부가 산업안전보건 감독체계를 전면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약 800명 수준인 산업안전감독관이 향후 2년 안에 1300명 더 증원해 총 21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7급 근로감독관 500명을 신규채용했고, 계약직 250명도 채용했다. 이들이 현장에 배치되는 2026년 1분기부터는 감독의 빈도와 강도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의 산재예방정책은 감독인력의 증원 없이 사망재해감소대책을 남발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니 번번이 캠페인성 구호에 그쳤고 중대재해는 줄지 않고 늘 제자리 였다. 이제는 다르다. 앞으로의 산업안전 정책은 더 이상 캠페인성 정책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질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산업안전감독 인력의 대대적 확충, 그리고 법위반 즉시 과태료 및 벌금 부과 방식으로 전환에 있다. 법 위반 사항은 즉시 과태료와 사법처리로 이어지고, 감독 체계는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또한 2026년에 건설업 안전보건지킴이 1000명을 채용해 배치한다. 이들 대부분의 인력은 공사비 50억 미만 소규모 현장을 전담하게 된다. 이제 건설현장은 그동안 감독의 사각지대였던 소규모 현장들까지 규모를 불문하고 더 자주, 더 엄격하게, 더 전문적으로 감독받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감독 인력의 확충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사망사고의 80%가 집중되는 50억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이다. 이들 현장은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어 전문 인력이 부재하고, 그러다보니 작업계획서·위험성평가·법정 점검 등 필수 안전문서조차 자체적으로 작성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과거에는 이런 현실이 어느 정도 관행으로 용인됐지만, 앞으로는 감독 체제 변화로 인해 곧바로 과태료, 형사처벌, 공사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준비되지 않은 현장일수록 경영 리스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제 건설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은 사실상 하나다. 상시 안전관리자를 둘 수 없다면, 외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다. 공사 초기단계에서 위험성평가 컨설팅을 통해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위험성평가, 작업계획서 등 중처법과 산안법 안전서류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이행하는 일이다. 고용노동부의 감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기업이 치러야 할 법적·재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패막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전문기관 위험성평가 컨설팅 비용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합법적으로 집행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최소한의 안전관리비로 가장 효과적으로 안전관리능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의 하나이다. 반대로 법위반 사항 적발 시 과태료와 벌금은 즉시 기업에 비용 부담이 되고, 사고가 사망사고로 확대될 경우 기업의 존립까지 흔들릴 수 있다. 준비에 드는 비용과 사고 이후의 대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중소규모 현장이 위험성평가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종별 위험요인 분석, 법령 이해, 개선대책 수립 등에는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외부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서만 위험성평가가 ‘실질적인 안전관리 도구’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는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2026년 이후 2100명 감독 시대가 본격화되면, 준비된 현장과 준비되지 않은 현장의 차이는 곧 비용의 차이, 리스크의 차이, 그리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의 차이가 된다.

특히 50억 미만 건설현장은 결단해야 한다. 강화되는 감독 체제 속에서 불안정한 경영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중대재해를 예방할 것인지.

결국 건설업계 앞에 남은 질문은 하나다. “사고가 난 뒤에 대응할 것인가, 사고가 나기 전에 준비할 것인가.” ‘산재와의 전쟁’은 정부의 전쟁이 아니다. 그 최전선은 전국의 건설현장이다. 준비한 현장은 살아남고, 준비하지 않은 현장은 도태될 것이다. 이제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 조건이다.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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