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는 왜 컨벤션도시로 모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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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래는 왜 컨벤션도시로 모이는가
  • 경상일보
  • 승인 2026.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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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도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광마이스본부장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전 세계의 기업인과 언론, 투자자,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때문이다. 그러나 CES의 힘은 단순히 신기술을 전시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그 공간이 기술을 매개로 사람과 자본, 담론이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먼저 읽고자 하는 이들은 언제나 컨벤션센터로 향하고, 그 컨벤션센터는 곧 도시의 위상을 바꾼다.

이제 질문을 울산으로 돌려볼 때다. 미래는 왜 컨벤션도시로 모이는가.

전시는 ‘보여주는 기능’을 수행하고, 컨벤션은 ‘논의와 의사결정’을 만들어낸다. 기업은 비전을 발표하고, 언론은 이를 해석하며 정책과 투자, 산업 생태계가 한 공간에서 연결된다. 이때 컨벤션센터는 더 이상 행사가 열리는 장소가 아니라, 도시 산업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는 플랫폼이 된다.

울산은 이러한 전환을 시도할 충분한 조건을 갖춘 도시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라는 주력산업은 여전히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에 있으며, 동시에 AI(인공지능)·디지털·친환경 기술과 결합한 대전환이 진행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도시를 향한 비전, 석유화학 AX 실증산단 구축, AI 선박 특화 플랫폼, 첨단이차전지 특화단지는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면서 차세대 신산업을 함께 키우는 울산형 전환 전략의 단면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울산은 상징적인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 수소엔진 및 기자재 육상실증 플랫폼 구축, 그리고 세계 최초 수소트램 도입은 울산의 미래 에너지 실증의 중심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K-UAM 상용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은 울산이 미래 모빌리티 논의의 무대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산업 자산들이 개별 사업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이고 논의가 축적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유에코(UEC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유에코는 울산에서 생산되는 기술과 산업 성과가 처음으로 공개되고, 기업과 전문가, 정책과 담론이 만나는 도시의 관문이 될 수 있다. 이는 CES가 수행해 온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 주도의 산업 포럼과 기술 전시, 미래 담론이 결합된다면 유에코는 단순한 행사장이 아니라 울산 산업 생태계가 작동하는 무대로 진화할 수 있다. 전시는 출발점이 되고, 컨벤션은 깊이를 더하며, 도시는 그 성과를 산업과 일상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러한 방향은 산업과 도시, 기술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2040 울산 도시기본계획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울산에도 울산을 대표하는 최대 산업 박람회가 있다. 매년 11월 유에코에서 열리는 ‘WAVE(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다. 전 세계 신기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CES처럼,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기술력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를 떠올려본다.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성과가 컨벤션센터라는 공공의 공간을 통해 시민과 세계를 만나는 장면이다.

올해 열릴 WAVE에서는 울산의 미래를 상징하는 장면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전기 플래그십 SUV GV90이 시민과 산업 관계자 앞에 소개되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CES 2026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로보틱스 비전을 상징하는 ‘아틀라스(Atlas) 휴머노이드 로봇’이 국내에서 실물로 선보여지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그렇다면, 유에코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울산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처음으로 선언되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미래는 늘 먼저 보여지는 곳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미래를 찾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은, 결국 도시의 방향을 바꾼다. 울산이 전시를 넘어 컨벤션도시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원도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광마이스본부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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