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확대와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통해 에너지 산업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어렵게 특화지역 지위를 확보했지만, 핵심 제도와 규제 특례가 뒤따르지 않자 직접 ‘에너지 자구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는 중앙 집중형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주도의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울산의 강력한 의지다.
28일 개최된 ‘울산 에너지 특화지역 기업간담회’는 현장의 절박한 문제의식을 여실히 드러낸 자리였다. 울산 미포·온산 국가산단 일대는 재생에너지와 열병합·LNG 발전을 활용해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산업단지 연계형’ 특화구역이다. 이번 간담회는 특화지역 지정 이후의 실질적 해법을 찾기 위한 울산시의 고심 어린 행보로 풀이된다.
울산시의 전략은 명확하다. 시는 태양광, 폐열발전, V2G(차량-망 통합),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재생에너지 연계 모델을 바탕으로 특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분산자원 정밀 실태조사와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나아가 ‘울산형 녹색 대전환(U-GX)’과 ‘지역 맞춤형 전기요금제’라는 큰 물줄기도 잡았다. 부유식 해상풍력 및 청정연료 발전 전환, AI·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유치, AI 전력망 구축 등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확대를 넘어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춘 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생태계와 지역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문제는 제도가 현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정부는 시행 시기를 2026년 하반기 이후로 늦추며 기업들의 조기 도입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 없는 특구 지정은 자칫 ‘무늬만 특구’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에 울산시는 차등 요금제의 조기 도입과 실효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세분화하고, 요금 산정 시 송·배전 비용과 발전단가를 포함한 총괄원가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전 소재지의 요금을 합리적으로 낮추어야 대규모 전력 소비처의 지역 분산을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산에너지 특구에 대한 규제 특례 적용과 차등 요금제 도입은 지역과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정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특구 지정 취지에 부응하는 명확하고 책임 있는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 분산특구에 대한 실효성 있는 후속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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