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초광역협력 ‘권한·예산 빠져’ 좌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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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초광역협력 ‘권한·예산 빠져’ 좌초 지적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6.02.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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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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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부산·경남을 아우르는 초광역 협력이 번번이 좌초된 배경에는 선언 중심의 협력 구조와 실질적 권한 이양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를 포함한 과거 초광역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전환 없이는 초광역 산업 전략이 반복 실패에 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1일 산업연구원은 ‘초광역권 협력을 위한 특별지방자치단체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부울경 협력의 가장 큰 좌절 요인은 핵심 사무 이관에 대한 합의 실패라고 밝혔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광역 차원의 산업 육성, 연구개발(R&D), 교통·인프라 계획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실제 논의 과정에서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는 초광역 산업 진흥과 관련된 핵심 권한과 기능을 특자체로 넘기는데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각 시·도가 테크노파크(TP), 경제진흥원 등 기존 산업 지원 조직과 예산을 유지하려 하면서 특자체는 출범 단계부터 실질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초광역 산업 육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상징적 조직에 머무를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부울경 특별연합 논의는 산업 진흥 사무의 이관 범위와 방식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제도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두번째 실패 요인으로는 사무 중복과 집행 주체의 분절성이 지적됐다.

특자체가 출범하더라도 기존 시·도와 산업·기업 지원 기능을 중복 수행하는 구조가 유지될 경우 예산과 정책이 분산돼 초광역 전략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부울경 논의 당시 ‘초광역 산업진흥원’을 만들더라도 각 시·도가 자체 경제진흥원을 그대로 유지하려 했던 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재원 분담 기준 부재도 협력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특자체 운영비는 구성 지자체의 분담금으로 충당해야 하지만 인구 비례, 재정력 비례, 수익자 부담 등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를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 당시에도 연간 수백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운영비를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를 두고 이견이 커지면서 협력 동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여기에 인력 운영의 한계도 더해졌다. 보고서는 특자체가 파견 공무원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전문성과 연속성이 떨어지고, 조직이 원소속 지자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창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 사례에서도 핵심 산업 사무가 여전히 각 지자체에 남아 있고, 광역 조직은 제한적 기능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부울경 협력 실패의 비교 사례로 제시했다.

산업연구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초광역 협력을 협의체가 아닌 행정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초광역 핵심 사무의 법제화, 사무 이관 실적과 정부 재정지원의 연계, 특자체 사무 우선 수행권 보장, 표준 분담금 산정 공식 도입, 전담 인력과 전문임기제 사무총장 제도 도입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초광역 산업 전략은 재정 규모나 선언적 협약보다 이를 실제로 집행할 구조가 핵심”이라며 “과거 부울경 협력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구조, 합의보다 제도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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