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4조원에 달하는 울산시 금고은행 쟁탈전에서 기존 금고은행인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1,2금고 수성에 성공했다.
울산시는 23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위원장 김석진 행정부시장)’를 열고 울산시 차기 시금고로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의위는 1금고 은행에 도전장을 낸 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 2금고에 접수한 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의 제안서를 분석했다. 재무구조 안정성,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 관리능력, 시 관련 대출·예금 금리, 지역사회 기여도 등 5개 분야를 종합평가한 결과 1금고는 경남은행, 2금고는 농협은행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는 오는 10월 중으로 금고지정 결과 공고 및 통지를 거쳐 최종 금고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약정이 체결되면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울산시 금고를 맡는다.
1금고로 결정된 경남은행은 시의 일반회계와 7개 기타특별회계 및 13개 기금을 맡아 운영한다. 2금고로 결정된 농협은행은 상수도사업특별회계와 하수도사업특별회계 등 공기업특별회계, 지역개발기금, 농어촌육성기금 등을 맡아 운영하게 된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규칙개정을 통해 금고 약정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1년 연장했다. 또 금융기관이 기존 1금고와 2금고 중 하나의 금고에만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을 1금고와 2금고 모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시가 지난 8월1일 공고후 신청접수 결과 시금고가 복수입찰에 의한 경쟁구도로 펼쳐진 것은 지난 2007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금고와 2금고에 도전장을 낸 이후 12년 만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심사에서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운 시중은행의 도전에 22년째 시금고를 양분해온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의 수성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시중은행이 천문학적인 협력사업비를 무기로 금고유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경남은행과 농협은행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협력사업비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사결과는 시중은행이 지역사회 공헌도나 기여도 없이 과도한 협력사업비만을 앞세워 금고은행에 선정될 경우 역기능이 심각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농협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관리 능력 등의 항목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춘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