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를 통해 전염되는 AI는 그 전파 속도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AI 바이러스는 축사 내 먼지나 분변에서 5주간 생존할 수 있으며, 감염된 가금류의 호흡기나 분변에서 대량 방출돼 인근 농장 등으로 쉽게 전파된다. AI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을 뿐 아니라 치사율도 100%에 가깝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전북 정읍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됐고 야생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계속 검출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AI의 발생은 그 전부터 야생조류의 감염을 통해 경고음을 울려왔다. 지난 17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충남 천안, 경기 용인·이천 등 여러 군데서 여섯번이나 검출됐다. 정읍 가금농장의 AI 발생은 어떻게 보면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부가 최근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 112곳을 조사한 결과, 11월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 철새는 95만마리로 10월보다 64%나 급증했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해외 AI 발생건수도 지난달보다 9배 많았다.
울산에는 1248개 가금농가에서 43만4000여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사육 중이다. 특히 군은 대형 사육농가 등이 밀집해 울산 전체 사육 두수의 대부분인 42만2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가운데 태화강에는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날아오고 있다.
AI방역은 겨울철새로부터 AI 유입을 얼마나 철저히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AI는 활동이 자유로운 야생조류가 옮기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않다. 따라서 자금농가들은 가금류를 놓아 기르지 말고 반드시 축사 안으로 들여야 하며 외부인의 농장 방문도 차단해야 한다. 축산 차량들도 반드시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점검하고, 이중 삼중의 자체 방역망을 구축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확산된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이 때 울산에서라도 AI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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