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문장을 기술하면서 원래 의도한 내용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적합한 어휘 찾기에 고심한다. 의미를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존에 인지하고 있는 어휘들을 되새겨서 그 가운데 한 어휘를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이 어휘 선택 과정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은 사전에서 의미를 파악한 후 그 단어와 연계된 유의어도 살펴보는 것이다. 유의어를 찾아보는 것은 낱말의 어감이 의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말 어감 사전, 안상순. 2021>,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2016>, <동사의 맛, 김정선. 2015>은 어휘 공부에 유익한 참고문헌이다. 안상순은 서문에서 한국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이런 비슷한 단어들을 문맥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 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언어에서 말의 느낌과 맛, 즉 ‘어감’의 차이를 익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도 강조했다.
이 어감 사전에서 존경과 공경과 존중을 비교하여 풀이한 내용을 살펴본다. 존경은 어떤 사람을 훌륭하다고 여기어 그를 따르거나 닮으려고 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에 반해 공경은 예를 갖추어 윗사람을 섬기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공경은 상대가 반드시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르신을 공경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이지만 반드시 존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존경과 공경은 대상을 높이어 중하게 여긴다는 의미의 유사성이 있다. 그러나 공경은 그 대상이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거나 윗사람일 필요는 없다. ‘스승을 존경하다’에서 존경 대신에 공경으로 대체하면 의미가 변하는가. 문법적으로 잘못된 문장은 아니지만 각 문장의 의미는 다르다. 이유는 각 문장에 표현된 단어의 미세한 어감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서 어감은 말소리나 말투의 차이에 따른 느낌과 맛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존경과 공경 두 어휘의 의미는 비슷하지만 어감은 다르다. 여기에 상대를 존중한다는 것은 그를 인격체로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며, 상대방의 지위, 성별,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기억할 것은 ‘존경하다’ ‘공경하다’의 목적어는 사람이지만, ‘존중하다’는 사람 외의 추상명사가 될 수 있다. 의견이나 생각, 입장을 존중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공경하지는 않는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