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개막작 등 16개 공연작품 과천축제와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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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개막작 등 16개 공연작품 과천축제와 중복
  • 홍영진 기자
  • 승인 2019.09.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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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지역축제 기대에 찬물”
▲ 올해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과 ‘과천축제’ 홈페이지 화면. 두 축제의 개막공연을 포함해 무려 16개 공연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 올해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과 ‘과천축제’ 홈페이지 화면. 두 축제의 개막공연을 포함해 무려 16개 공연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축제 예술감독 함께 관여
프로그램 중복 원인으로 지적
“축제간 공연 공유사례 많아”
지역문화예술계 실망 목소리
市 “인력·시간 부족 등 한계”
지역축제 새판짜기 공언 무색


울산광역시와 울산문화재단이 최근 지역축제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자며 ‘제1회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9.20~22)’을 개최했다. 하지만 이는 경기도의 한 기초단위 대표축제를 차용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본보 취재팀이 두 축제 홈페이지를 비교한 결과 두 축제는 개막작은 물론 프롬나드페스티벌을 구성했던 36개 공연 중 무려 16개 공연이 중복(본보 9월26일자 19면 참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프롬나드페스티벌이 올해 처음 개최돼 독창적인 내용의 지역축제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타지역 축제를 상당수 차용해 울산시민과 지역 문화예술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태화강국가정원 일원에서 총 36개 공연을 릴레이식으로 선보이는 축제였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3일 일정 중 하루밖에 열리지 못했지만 개막작 ‘창작중심 단디­달의 약속’을 포함해 첫날 여러 공연작에 시민들은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프롬나드페스티벌 개막 일주일 만인 26일 개막작과 똑같은 프로그램이 경기도 과천의 ‘과천축제’에서 개막작으로 올려졌다. 출연진과 내용구성은 물론 무대에 사용된 소품까지 모두 흡사했다.

프롬나드페스티벌의 공식 초청작 ‘카운트다운’ ‘외봉인생’ ‘기둥’ ‘메쉬’ ‘마사지사’ ‘다크니스품바’ ‘체어 테이블 체어’는 물론 프린지공연 ‘잡온론’ ‘줄로하는 공연 점’ ‘거인’ ‘크로키키브라더스’ 등이 과천축제에서는 해외공식·국내공식·해외자유 참가작이라는 타이틀로 똑같이 소개됐다. 과천축제는 오는 29일까지 과천시민회관 등에서 나흘간 이어진다.

특히 지난 1월 선임된 과천축제 예술감독과 지난 3월 선임된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예술감독이 두 축제에 함께 관여하면서 개막작의 ‘연출’과 ‘프로듀서’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돼 다수 공연이 두 축제에서 중복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천축제 예술감독은 두 축제의 다수공연이 중복된 배경에 대해 “울산시와 문화재단의 의뢰를 받아 지역축제 활성을 위해 노력한 것일 뿐”이라며 “축제마다 공연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사례는 이미 많다. 관람객에겐 다양한 볼거리를, 공연단체엔 공연기회를, 주최측엔 진행경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울산문화재단은 “과천과 울산의 거리가 멀어 관객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개막작이 같은 건 알았으나, 총 16개 작품이 겹치는 건 몰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문화예술계는 “기존 상품을 가져와 단순히 세팅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겹치기 출연 규모와 일주일이라는 시간 차는 아무리 양보해도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다. 무엇보다 새로운 축제인 듯 홍보와 마케팅을 해놓고 결과적으로 독창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 준비시간 부족 등의 한계가 있었다. 프로그램 사전스캔 등 지역축제 전반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프롬나드페스티벌은 송철호 시장이 ‘지역문화예술 새판짜기’ 취지의 문화공약을 실현한 것으로, 지난 7월 지정 이후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처음 열린 문화예술축제였다. 울산시는 지난 연말 11년째 이어져 온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을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공연예술축제인 울산아트페스티벌을 치르겠다며 관련 예산 5억5000만원을 배정했고 프린지페스티벌 명목으로 약 2억여원의 추경예산을 더 투입했다. 이후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로 명칭을 변경해 약 8억원의 예산으로 지난 20~22일 제1회 행사를 개최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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