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15)]칠월칠석 그리고 은하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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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215)]칠월칠석 그리고 은하수 다리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08.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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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수.

8월 첫주 폭염이 누그러지니 비 소식이 잦다. 칠월칠석(七月七夕)이 다가오기 때문일까. 매년 칠석(七夕) 전후에는 비가 내려 메마른 대지의 열기를 식혀준다.



하늘에 죄가 되는 사랑도/ 하룻밤 길은 열리거늘/ 그대여, 우리 사랑은/ 어느 하늘에서 버림받은 약속이길래/ 천 년을 떠돌아도/ 허공에 발자국 한 잎 새길 수 없는 것이냐 ‘칠석’ 전문(류근)



오는 14일은 견우와 직녀가 1년만에 만나는 칠석이다.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오작교(烏鵲橋)에서 만나 그 동안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져야 한다. 칠석날에는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 칠석 하루 전에 내리는 비는 상봉의 눈물이고 이튿날 내리는 비는 이별의 눈물이라고 한다. 견우와 직녀의 눈물을 ‘쇄루우(灑淚雨)’라고도 하는데, 눈물이 비처럼 흩뿌려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의 남쪽과 북쪽 둔치를 잇는 새 인도교에 이름이 붙여졌다. ‘은하수 다리’. 태화강물에 반사된 조명이 별처럼 보인다 하여 은하수 다리로 작명됐지만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오는 이미지는 ‘오작교’다. 태화강이 은하수라면 인도교는 까마귀가 만들어내는 오작교다. 더구나 태화강 남쪽 대숲에는 지난 2000년 무렵부터 5만마리 이상의 까마귀가 서식하고 있음에랴.



이별이 너무 길다./슬픔이 너무 길다./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을/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직녀에게’ 일부(문병란)

 

이재명 논설위원

은하수가 별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은 갈릴레이다. 그는 별들이 구름처럼 희뿌옇게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610년 자신의 소책자에 실어 세상에 알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은빛 강처럼 보인다고 해서 은하수(銀河水)라고 불렀다. 또 어떤 사람들은 ‘미리내’라고도 불렀다. 미리내는 용(龍)의 옛말인 ‘미르’와 내 천(川)이 합쳐진 말이다. 은하수는 그리스 신화에도 나온다. 제우스가 헤라클래스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헤라가 잠들었을 때 몰래 젖을 물렸는데 놀란 헤라가 헤라클래스를 밀쳤다. 사람들은 이 때 뿜어져 나온 것이 젖이라고 생각해 ‘밀키웨이(Milky Way)’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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