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가계대출 규제 압박을 받는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0.5%p 상승해 가산·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 수준이다.
이는 약 3개월 전 5월 말(2.35~3.88%)과 비교해 하단과 상단이 각 0.45%p, 0.42%p 높아진 것이다.
신규 코픽스가 아닌 신(新)잔액 코픽스를 따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같은 기간 2.284~4.01%에서 2.673~4.38%로 상승했다. 최저, 최고금리가 각 0.389%p, 0.37%p 오른 셈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3일 현재 3.00~4.05%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5월 말(2.564~3.62%)보다 상·하단이 모두 0.43%p 정도 뛰었다.
지난 3개월동안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로 주로 활용되는 코픽스 금리는 불과 0.13%p 오르는데 그쳤다.
결국 거의 0.5%p에 이르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오름폭은 0.1%p 남짓의 지표금리(코픽스) 상승 폭의 4배에 이르는 셈이다.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도 5월말 0.935%에서 이달 3일 현재 1.250%p로 약 3개월 새 0.315%p 높아졌다.
이 기간 실제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은 0.43%로, 지표금리보다 0.1%p 이상 대출금리가 더 올랐다.
은행들이 지표(기준) 금리에 자체 판단으로 더하는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였다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등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강하게 압박하는만큼,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최근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전부터 ‘더 강한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한만큼 은행의 이런 금리 인상 속도는 갈수록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