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명절은 명절…시장·버스터미널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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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명절은 명절…시장·버스터미널 활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09.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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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명절을 앞두고 16일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김경우기자
#60대 주부 김씨는 경북 구미에 사는 아들 가족에게 이번 추석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 100일을 갓 지난 손자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대기업에 근무하는 아들에게 혹시나 피해가 갈까봐 걱정도 됐다. 최근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만큼 2주 정도 상황을 더 지켜보고 구미 아들 집에 다녀올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하는 명절이 세 번째로 접어들자, 시민들도 어느 정도 적응해가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에서는 코로나 확산 우려로 인한 이동 자제를 권유하고 있지만. 시외버스 터미널과 전통시장, 지역 음식점 등에서는 벌써부터 명절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16일 오전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 평일임에도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시민들로 모처럼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어물전은 제수용 생선을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고, 떡집은 택배 포장에 쉴 틈이 없다. 오랜만에 만난 대목에 시장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추석에 맞춰 국민지원금이 지급됐고,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까지 진행된 덕분이다.

37년째 신정시장서 건어물 장사를 하고 있다는 오씨는 명절을 앞두고 대추와 밤, 제수용 식품도 들고나왔다. 오씨는 “요즘 차례를 생략하는 집이 늘어서 힘들다.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졌는데 올해는 더 힘들다. 그런데 그나마 저 행사로 오늘은 수월했다”면서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포스터를 가리켰다.

코로나 이후 명절 가족 모임이 간소화된 덕분에 시민들의 장바구니도 가벼워졌다. 야채가게 상인 최씨는 “올해 야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대목인 만큼 손님은 꽤 있다. 그런데 예전과 비교해 구입하는 양이 대폭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울산고속버스터미널은 평소와 같이 한산했다.

울산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전 매일 31회씩 운행되던 울산~서울 노선이 지난해 14회로 줄더니, 현재 4회 운행되고 있다. 수도권발 확산세가 거셌던 만큼 승객은 급감했고, 심한 날은 서울까지 승객 1명을 태우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터미널 운영사가 변경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지만, 다행히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는 4회 운행 노선이 30회까지 확대되는 등 예매율이 꽤 높은 편이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 해도 명절은 우리에게도 대목이다. KTX 예약 가능 좌석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KTX를 예약하지 못했던 승객들이 시외·고속버스를 예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명절 대목에 대한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울산 북구에서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씨는 “올해 추석은 가족모임 대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연휴 기간 배달 주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는 명절 당일만 쉬고, 연휴 내내 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정주부들 사이에서도 ‘명절 전에 내려가 전 부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기 힘들어졌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강씨는 “올해는 사촌 친척들과의 만남은 생략하고, 시부모님과 우리 가족만 모여 삼겹살을 굽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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