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울산지역 주택 전셋값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임대차 3법 여파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재영)은 4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2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0%, 전세가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6.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전세가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건산연은 올해 전국 대부분의 도시가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더 빠르게 상승했으나, 울산과 경북, 전남, 세종 등은 전세가 상승률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최근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23.9%에 달하는 등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매매-전세변화율 격차 역시 -3.7%p로 경북(-4.1%p)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3.7% 더 높았던 것이다. 반면 경기(22.7%p), 서울(10.6%p), 부산(14.6%p), 대구(9.5%p) 등은 매매가 상승률이 더 높게 조사됐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더 높았던 지역의 경우 전세가 상승으로 인한 매매 시장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올해 상승폭과 비슷하게 6.5% 오를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내년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이 소진된 물량이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내년도 매매시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실질 수요가 감소하고, 대선과 지방선거 등으로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지역별로 수도권 매매가격이 3.0%, 지방은 2.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은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주택가격 상승폭이 물가 상승폭을 초과한 상태인 만큼 ‘고점’에 형성된 가격이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 지방 주택시장 흐름은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후로 나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인한 지방 주택시장 가격 불안이 나타날 경우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통해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울산 중·남구 지역 역시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후로 70%가량 주택 매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내년도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등으로 인해 거시경제 상황이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기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에도 매수·매도자간 눈치게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