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쓰레기가 갈수록 넘쳐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지인과 생선찜을 배달시켜 먹은 후 남은 포장 쓰레기를 정리해 보았다. 비닐봉지, 스티로폼 용기, 플라스틱 용기, 나무 젓가락 등 여덟 개의 크고 작은 배달 쓰레기들이 나왔다. 3인분이 큰 그릇에 담긴 채 배달되어 용기가 줄어든 것이 그 정도였고 먹은 다음에는 배달용기에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다고 해서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고 깨끗한 상태로 배출하느라 많은 양의 물도 소비해야만 했다.
사람들은 배달음식을 먹고 나면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어떻게 할는지 플라스틱 쓰레기의 과잉에 대한 걱정도 한마디씩 하곤 한다. 그러나 귀찮고 번거로워 제대로 씻지 않은 음식 찌꺼기를 한꺼번에 일반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일반쓰레기 봉투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10ℓ 일반쓰레기 봉투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폐기물이 하루 평균 848t이며 그 중 일회용 포장제 폐기물이 6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대비 18.9%, 스티로폼 등은 14.4%,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택배 상자와 같은 폐기물도 24.8%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배달 선진국, 배달 공화국이라 할 정도로 배달 앱이 활성화되었고 이로 인해 서비스 건수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지난해 녹색연합의 조사에 의하면 84%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한 경험이 있었고 코로나19 이후 식당 이용의 제한 등으로 배달앱 이용 횟수도 증가했다고 한다. 배달음식의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1인 가구의 증가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고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도 포장용 쓰레기 증가에 한 몫을 했다.
배달음식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음식점을 공략해 일회용 용기의 사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쓰레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크다.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의 현실을 보면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매립지는 이미 포화상태가 되었다. 2030년에는 사용 가능한 매립지가 현재의 2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를 찾기는 앞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배달 쓰레기 등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회용기 사용 확대와 1회용기 사용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가 만들어졌다. 환경부는 내년 6월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과 그 하위법령을 개정해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받을 경우 음료 가격에 일회용컵 보증금을 더한 금액을 내야 하고 일회용 컵을 사용한 후 매장에 되가져오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03년부터 몇 년간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된 적이 있었지만 일부 음식점과 커피전문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수준이었다. 강제조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효성도 크지 못했다.
카페와 식당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도 전면 금지된다. 여러 지자체와 환경단체들도 배달 다회용기 시범사업, 제로웨이스트마켓, 제로웨이스트 운동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시민운동, 배달 쓰레기 전시회 등으로 배달 쓰레기를 줄이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가 일상이 된 요즘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퇴비화 조건에서 한 달 이내 100% 자연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고 100%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해 2~3년 내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기업들도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전문점들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있고 빨대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탄소발생을 줄이기 위해 종이빨대의 가공정도를 감소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배달음식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배달 쓰레기 재활용 방안을 찾는 것보다 배달 쓰레기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